[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8월 경상수지가 66억 달러를 기록해 4개월째 흑자를 이어갔다. 다만, 반도체 등 IT 품목 수출 호조에도 승용차 수출 부진과 수입 증가에 흑자 폭은 축소됐다. 여행수지는 여름철 성수기 영향으로 적자폭이 확대됐고, 증권투자 분기 배당에 본원소득수지도 흑자폭이 축소됐다.
다만 한국은행은 미국의 경제 연착륙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과 함께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며 하반기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8월 제시한 연간 전망치 730억 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8일 발표한 ‘2024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66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흑자지만 7월(89억7000만 달러)보다는 흑자폭이 축소됐다. 다만, 8월 기준으로는 2021년(67억 달러 흑자)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4월 적자(13억7000만 달러)로 기록했지만 5월(23억 달러) 흑자로 돌아선 후 지난 3월까지 플러스를 기록했다. 그러다 4월에는 해외 배당 지급에 2억8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가 5월(89억2250억 달러)부터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8월은 6~7월에 비해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를 중심으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축소됐다”면서도 “1~7월 월평균 수준에 근접하고 8월 전망치의 월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견조한 흑자 흐름을 지속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은 호조…승용차·화공품은 주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65억9000만 달러로 17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7월(83억3000만 달러)보다는 흑자폭이 축소됐다. 다만 1년 전(52억 달러)보다는 흑자폭이 확대됐다.
수출은 574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7.1% 증가해 11개월 연속 올랐다. 다만 7월(16.3%)보다는 상승폭이 축소됐다. 통관기준으로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 지속했지만, 승용차와 화공품 등은 감소했다.
수입은 508억6000만 달러로 4.9% 늘었다. 7월(9.4%)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다만, 통관기준으로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모두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송 부장은 “일부 업체 부분 파업과 생산라인 현대화에 승용차 수출이 감소했고, 중국에 영향받는 화공품의 대외 수요가 다소 약화됐다”고 했다. 문혜정 국제수지팀장은 “석유제품 증가세 둔화는 유가 하락에, 철강은 글로벌 가격 경쟁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 영향 받았다”고 풀이했다.
◆서비스수지 29개월째 적자…본원소득수지 흑자폭 축소
서비스수지는 12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23억80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축소됐다. 운송수지는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에 5억9000만 달러로 흑자폭이 확대된 데 기인한다.
다만 여행수지는 14억2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12억60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방학과 휴가 등 여름철 해외여행 성수기에 따른 영향이다. 송 부장은 “여행수지는 내국인의 여름 해외여행 성수기 영향으로 여행 지급이 확대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16억9000만 달러 흑자를 보이며 7월(31억5000만 달러)보다 흑자폭이 줄었다. 증권투자 분기 배당 지급에 배당소득수지가 11억8000만 달러로 전월(27억9000만 달러)보다 줄어든 영향이다. 이자소득수지는 7억 달러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하반기 전망치 353억 달러 달성 무난”
한은은 미국의 경기 연착륙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과 함께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며 경상수지 흑자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8월 제시한 전망치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8월 한은 조사국이 경제전망을 통해 내놓은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는 730억 달러로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377억 달러와 353억 달러를 제시했다.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536억 달러로 연말까지 월평균 50억 달러 수준의 흑자를 기록하면 달성이 충분하다.
송 부장은 “IT 중심의 견조한 수출 호조세에 경상수지 확대 흐름이 이어지며 하반기 전망치 353억 달러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면서 “AI 관련 투자가 지속되고 중국의 경기 부양 노력, 미국의 경제 연착륙 기대 등 거시 경제적 투자 움직임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확전 가능성 등 불확실성은 높다고 봤다. 송 부장은 “주요국의 경기 변화와 우리 경제의 내수 회복 속도를 비롯해 중동 지역 전개 양상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중동 지역 정세에 따라 최근 유가가 올랐지만 아직 8월 수준으로 좀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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