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우호 기자]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인지, 아니면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인지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갈등과 같은 외부 요인들이 비트코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비트코인이 여전히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한 비트코인
중동 분쟁이 격화되며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비트코인은 한때 6만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이후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을 뛰어넘으며 다시 6만2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이런 급등락은 비트코인이 안전자산보다는 변동성이 큰 자산으로 인식되는 경향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가상자산 분석 기업 QCP캐피털은 “미국의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며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연말이 다가오면서 비트코인의 옵션 시장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연말 콜옵션 수요가 여전히 늘어나면서 강세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단기적인 영향으로, 중동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할 경우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함께 덧붙였다.
# 금과의 차이점, 안전자산 지위 약화?
비트코인은 한때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안전자산으로 인정받는 듯했으나, 최근 시장 반응은 그와 다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제이피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지만, 비트코인은 매도 압력에 직면하며 위험자산으로 분류됐다.
제이피모건 분석진은 “중동 갈등 속에서 금은 강력한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위험자산으로 여겨진다”라며, 비트코인의 장기적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불확실성에 의해 매도 압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 투자자 심리와 비트코인 변동성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은 투자자 심리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3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당시 비트코인 ‘공포-탐욕 지수’는 37인 ‘공포’로 떨어졌다가 최근 49인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장에 대해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지수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지, 혹은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대한 공포감이 커진다는 뜻이다.
QCP캐피털은 “중동 갈등과 같은 외부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크며,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투자자들이 현재 비트코인을 글로벌 경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동반된 위험자산으로 여전히 보고 있다는 의미다.
# 비트코인, 안전자산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완전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도전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런 인식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한국 시장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해외보다 낮게 형성되는 역프리미엄 현상까지 나타나며,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는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는 의견이다. QCP캐피털도 “비트코인이 다시 강세장을 보이기 위해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