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올해 40% 이상 상승해 주요 증시 지수, 채권, 금, 심지어 최근 지정학적 긴장으로 상승한 석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위험 조정(Risk-Adjusted)’ 수익은 금에 뒤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인데스크는 8일(현지 시간) 골드만삭스가 추적하는 데이터에 의하면 2024년 절대적 기준에서 비트코인의 눈부신 성과도 그 변동성을 보상할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데이터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비트코인의 변동성 대비 수익률은 2% 미만으로, 금의 위험 조정 수익률 약 3%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이 비율은 위험/변동성 단위당 투자 자산이 만들어내는 수익을 측정한다. 금은 올해 절대적 기준에서 28% 상승했다.
“유가 급등(Oil on the boil)”이라는 제목이 붙은 골드만삭스의 10월 7일 메모에 따르면, 비고정수익 성장 민감(non-fixed income growth-sensitive) 투자자산 가운데 이더리움, 일본 TOPIX 지수, S&P GSCI 에너지 지수만이 비트코인보다 낮은 변동성 대비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리스크 조정 수익률은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안전 자산이 되기에는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암호화폐 회의론자들의 오래된 주장을 뒷받침한다. 또한, 지난주 이란이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감해,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증시와 비트코인이 하락했을 때 금 가격이 상승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비트코인의 낮은 리스크 조정 수익률은 방향성 베팅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이는 전통적인 기관들이 비트코인 현·선물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해 변동성 리스크를 회피하는 캐리 트레이드(현·선물 차익 거래) 전략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뉴욕 시간 8일 오전 9시 34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6만2708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0.49% 떨어졌다. 전날 뉴욕 시간대 고점은 6만4443.71 달러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3월 14일 7만3750.07 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조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