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김형섭 최홍 우연수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0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 가계부채 총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대출 규제와 관련해선 취약층의 영향이 큰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독당국이 가계대출 방향에 혼선을 줬다는 지적에 대해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계대출 대응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의 연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한다는 목표하에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이 이뤄지도록 스트레스 DSR 등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확고한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감축 노력이 부족하다는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질의엔 “총량적으로는 안정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가계대출 총량이 8월에 상당히 많이 증가했지만 스트레스 DSR 규제 2단계 도입 등으로 9월에는 상당하게 증가폭이 둔화가 됐다”고 설명했다.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 대출이 가계부채를 부추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소득층의 전세자금, 주택구입자금 용도인데 이 부분을 줄인다고 하는 경우 저소득층의 주택이나 전세 마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균형을 잡아서 가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금리가 높은 기간이 오래 갔기 때문에 서민들이 굉장히 채무를 상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흡하지만 지속적으로 대책을 내고 있고 새출발기금 같은 경우 요건을 완화하고 나서 신청폭이 상당히 빨리 늘어나고 있다. 효과가 좀 더 날 수 있도록 최대한 현장의 얘기를 들어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정책 관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이 시장 혼란을 키웠다는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비판에 대해선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정부나 감독당국에서 혼선을 준 부분이 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취임 당시부터 엄정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여러번 밝혔고 그 과정에서 이 원장이 그때그때 상황에 강조하는 점이 있고 그게 언론에 부각이 되다 보니까 혼선이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며 “그래서 제가 지난달 초에 감독당국의 가계부채와 관련된 입장을 정리를 해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의 컨트롤타워가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 중에 누구냐는 얘기까지 나온다’는 지적에는 “저는 제가 그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질서있는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사업성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부실 사업장은 경공매·재구조화를 추진하고 양호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자금이 원활히 지원되도록 점검해 나갈 것”이라며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2금융권 건전성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연체관리 유도,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 자본확충 등 선제적 조치들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절차도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라며 “금융분야 생성형 AI(인공지능) 활용을 제고하기 위해 망분리 규제를 단계적으로 합리화하면서 여건 변화에 맞는 금융보안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부당대출이 감독당국의 보고 대상인지를 두고 우리은행과 금감원의 의견이 다른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기본적으로 법령과 규정 등에 따라 감독당국의 해석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의계약이라는 특혜를 통해 메리츠화재에 MG손보를 매각하려 한다’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법령에 따라 3차에 걸쳐 모두 유찰이 되면 수의계약 형태로 전환할 수 있다”며 “기한 연장을 했다는 것은 메리츠화재에 특혜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당초 기한 내에 접수한 회사가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티메프 사태는 상품권 할인판매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으로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전자금융거래법 개정됨에 따라 재무구조가 양호하지 않은 업체의 경우 상품권 할인발행이 금지된다. 제도 시행 이후 상황을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업비트가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는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고,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가상자산위원회를 통해 전반적으로 한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또 ‘금투세가 사모펀드 투자를 많이 하는 부자에게 더 유리한 세제가 아니냐’는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의 비판과 관련해선 “사모펀드 관련 금투세 효과가 실제로 어떠냐를 떠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부분은 빨리 종식 돼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한 ‘상법상 이사 충실 의무 개정’에 대해선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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