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긴축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국은행 10월 금융통화위원회는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까지 내려온 데 다, 미국은 9월 빅컷(0.5%포인트 인하)에 나서며 금리 운용에 숨통이 트이자 내수 부진 등 성장에 보다 집중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렸다.
한은의 금리 인하는 2020년 5월 0.25%포인트 내린 후 4년 5개월 만에 첫 금리 인하다. 이에 따라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 후 이어온 한은의 긴축기조도 38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앞서 금통위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금리를 묶은 바 있다.
금리 인하 환경은 마련되면서 굳이 고금리를 유지할 필요성이 줄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까지 내려왔고, 미국은 9월 빅컷(0.5%포인트 인하)에 추가 금리 인하까지 시사하며 금리 운용에 여유가 생겼다.
이 영향으로 4월만 해도 1400원에 육박하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00원대 초중반으로 내려오며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던 요소들이 하나둘씩 해소됐다는 평가다.
이제는 성장에 보다 집중할 때란 얘기다.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 판매는 휴가철 특수에 1.7% 늘었지만, 9월에는 기저효과에 다시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
건설기성은 5월 4.6% 감소 이후 4개월째 마이너스다. 설비투자도 전월대비 5.4% 줄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하의 걸림돌이던 집값과 가계부채 급등세도 완화됐다. 정부가 부동산 공급대책과 금융권 대출 옥죄기로 금리 인하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다.
추석 연휴 효과라는 시각도 있지만 9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9조6259억원)보다 줄어든 5조6029억원 느는 데 그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8월 둘째 주 0.32%올라 5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후 9월 다섯째 주에는 0.10%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이 빅컷에 나서면서 한은이 굳이 고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면서 “연내는 동결을 유지한 후 내년에 다시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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