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한국은행이 11일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대출 규제 강화로 집값 상승 폭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 투자 여력이 커져 집값을 다시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택 매매가격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됐고, 대출 문턱이 높아져 집값 상승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금리 인하 시 수익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주요 상권 위주로 수요가 다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례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3.25%로 0.25%p 내렸다. 이에 따라 2021년 8월 0.25%p 인상 후 이어온 한은의 긴축 기조도 38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미국이 지난달 빅컷(0.5%p 인하)에 나서자 부동산 시장에서는 한은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집값이 상승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한은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출금리가 0.25%p 낮아지면 1년 뒤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평균 0.43% 오르고, 서울 주택가격은 0.83%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동산 시장에 선반영됐고, 대출 규제가 한 층 강화돼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9월 미국의 기준금리 빅컷 이후 이미 금리인하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됐다”며 “9월부터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움직임이 더해지며 10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 발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하반기까지는 거래량과 매매가 상승 움직임도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함 랩장은 “연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으로 주택 매매거래 월별 총량은 7월을 정점으로 이미 8월부터 주춤한 상태”라며 “연말까지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주택을 제외한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기준금리 인하 시 임대수익률 상승 기대로 주요 상가 위주로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오피스텔의 경우 전세대출 제한에 따른 월세 수요 유입 등으로 월세가 고공행진 하면서 임대수익률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함 랩장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금융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수준인 3.5% 이하로 낮아진다면 수익형 부동산의 임대수익률 장점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면서도 “온라인 쇼핑 흐름 등 유통 트렌드 변화와 경기회복 저조로 유동 인구와 MZ세대 유입이 많은 서울 일부 상권 위주의 제한적 유입 효과에 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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