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우호 기자] 스테이블 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빠르게 확장하면서 기존 통화 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달러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의 급성장은 각국 통화 주권을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으며, 그 위험성에 대한 경고도 커지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를 통해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 당국은 스테이블 코인이 초래할 수 있는 경제적 충격에 주목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스테이블 코인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 가상 자산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스테이블 코인, 진정한 ‘안정 자산’인가?
스테이블 코인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와 달리 법정 화폐에 연동돼 그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USDC) 같은 스테이블 코인들은 달러와 일대일 비율로 연동돼 안정적인 거래 수단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테라(UST)와 루나(LUNC)의 붕괴는 이 ‘안정성(stability)이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줬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스테이블 코인이 미국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고 경고하며 이를 안정 자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디크립트(Decrypt)는 “스테이블 코인은 전통적인 자산보다 신뢰성이 떨어지며, 시장의 급변동에 특히 큰 위험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 통화주권 위협⋯스테이블 코인과 달러 의존 심화
스테이블 코인 확산은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튀르키예와 베네수엘라처럼 경제 불안정 국가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이 법정 화폐보다 더 신뢰받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각국 통화 주권을 약화시키며 미국 달러 영향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스테이블 코인은 새로운 형태의 화폐로 기능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스테이블 코인의 확산은 미국 경제적 지배력을 강화하면서도 다른 국가 통화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 스테이블 코인 규제 필요성… 각국 대응은?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위험을 관리하려고 각국 정부는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국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의 국경 간 거래에 외환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이 무역 및 금융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성을 통제하려고 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EU와 일본 사례를 참고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외환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규제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의 크리스 딕슨은 “스테이블 코인 규제의 명확성이 중요하다. FTX 사태와 같은 금융 불안을 막기 위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투명성 문제, 여전히 남은 숙제
스테이블 코인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투명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테더(Tether)는 자산 내역을 분기마다 공개하고 있지만, 회계감사를 받지 않아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테더 자산 내역이 불투명하고 위험 자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낮은 안정성 평가를 내렸다.
유럽에서는 이런 투명성 문제로 인해 테더 상장 폐지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는 스테이블 코인이 전 세계 금융 시장에 미칠 수 있는 광범위한 영향을 다시 한번 주목하게 만든다. 스테이블 코인이 주류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규제와 투명성 확보가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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