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사상 최장기간 횡보장세를 눈 앞에 두고 있으며 현재의 범위에서 벗어나 상승 추세를 재개하려면 6만9000 달러 돌파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현지 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크립토퀀트 설립자 주기영은 엑스(구 트위터)에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285일이 지났다”며 “만약 14일 안에 강세장이 오지 않으면, 이는 반감기 이후 사상 최장의 횡보장이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약 4년마다 발생하며, 채굴 보상량을 축소시킨다. 과거에는 반감기 후 비트코인 가격이 몇 백 퍼센트씩 급등하는 강세장이 뒤따랐다. 금년 4월 반감기를 앞두고 비트코인은 7만3000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일부에선 비트코인이 올해 말까지 최고 16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후 비트코인은 대체적으로 5만9000 달러에서 6만5000 달러 사이를 오가며 횡보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역대 최장기간 횡보 기간은 2016년의 약 300일이다.
소형 투자자들의 계속되는 축적으로 특징지워지는 비트코인의 지루한 가격 움직임은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 등 여러 요인들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SOFA의 인사이트 책임자 어거스틴 판은 이날 코인데스크에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 사상 최고 수준의 S&P 500 지수가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지만,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다시 6만 달러 근처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채권자 상환 마감 시한을 2025년 10월로 1년 연장한 것은 단기적으로는 공급 압력을 일부 완화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지금부터 대선 직전 몇 주간 횡보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암호화폐 친화적인 후보로 간주된다. 그는 분산금융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스(World Liberty Finance)와도 관련이 있다. 반면, 민주당은 암호화폐에 덜 우호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공화당의 승리가 비트코인 상승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코인데스크 시장 분석가 옴카르 고드볼레는 비트코인이 6만9000 달러를 돌파하고 그 위에 머물러야 현재의 횡보장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럴 경우 비트코인은 2023년 10월 저점 이후의 폭넓은 상승세가 재개되면서 옵션 트레이더들이 목표로 하는 10만 달러에 포커스를 맞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횡보장세가 끝나면 대개 큰 변동성 시기가 찾아왔다.
비트코인은 역사적으로 8월과 9월에 약세를 보였다. 이 시기에 투자자들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10월은 전통적으로 강세장이 전개됐다. 코인데스크 분석에 따르면 10월 상승의 대부분은 10월 16일 이후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시장에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번 주 다수의 시장 조성 및 거래 업체들을 기소했다. 때문에 11월 대선을 앞두고 암호화폐 시장이 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코인데스크는 밝혔다.
뉴욕 시간 11일 오전 9시 28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6만1354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0.36% 올랐다. 전날 뉴욕 시간대 저점은 5만8895.21 달러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3월 14일 7만3750.07 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조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