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Netflix)가 콘텐츠 미디어 분야에서 성공한 모든 요소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요인 중 하나는 조직 운영일 것이다. 사실 기존 TV 방송국이나 영화 제작사 등 전통미디어의 경우 쇼나 영화를 제작하기에 앞서 의사결정은 사장이나 프로그램 총괄 제작자 그리고 몇몇 고위 간부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드라마 한 편당 제작비가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수 억원에 이르는 만큼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프로그램이나 콘텐츠 제작진이 직접 스트리밍 권리를 살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분권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을 운영한다. 자칭 ‘자유와 책임(Freedom and Responsibility)’으로 알려진 이 시스템은 콘텐츠 뿐만 아니라 마케팅 등 전 부서에서도 동일하게 운영된다. 의사결정의 간소화 덕분에 넷플릭스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실제 넷플릭스는 지난해 HBO의 몇 배에 달하는 700개의 오리지널 시리즈, 영화, 그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전세계 1억 1800만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은 1520억달러에 달한다. 물론, 분산된 의사결정은 넷플릭스의 아킬레스 건이기도 하다. 실무진 위주의 의사결정과 스트리밍 판권 추진 등으로 넷플릭스의 지출은 지난해에만 80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수익이 나오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넷플릭스의 경영방식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경영진의 조직운영도를 살펴보자. 넷플릭스 조직을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 Netflix는 실무경영진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함
- CEO는 “R- 스태프”를 통해 월 1회 보고를 받음
- 부사장들은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만나는 ‘E-스태프’
내부적으로 ‘R-staff’로 알려진 경영진들은 한 달에 한 번 CEO를 만난다. 이들은 2010년 넷플릭스 창업 초기 멤버로 2017년까지 함께 일해오며 초기 넷플릭스 성장을 이끄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2017년 최고제품책임자였던 닐 헌터가 떠난 이후 조직의 변화가 생겼다.
R 스태프 아래에는 부서장 역할을 하는 ‘E-스태프’ 또는 임원으로 불리는 이들이 있다. 이들이야말로 실세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지난 4년간 넷플릭스가 세계적인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주역이며 규모 또한 10명에서 100명으로 증원되었다. 이들이 하는 일은 주로 콘텐츠, 플랫폼 엔지니어링 및 지역 마케팅과 같은 비즈니스를 관리 감독하는 것이다.
매 분기마다 부사장 또는 임원급 직원들은 1년에 최소 10회 이상 만나 사업 현황에 대해 검토한다. 많은 현직 및 전직 직원들은 회사가 전략을 개발하고 간소화하는 데 있어서 회의와 소통은 필수라고 말한다. 실제로, 회사가 글로벌 하게 확장할 때마다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건 중 하나가 앞서 언급한 기업의 문화를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콘텐츠팀
넷플릭스의 중심에는 콘텐츠팀이 자리잡고 있다. 사란 도스 콘텐츠총괄책임자는 7명의 부사장으로부터 보고를 받는다. 쇼, 영화, 시리즈, TV쇼 등 각 장르에 따른 팀을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 팀의 사람들은 전통미디어 혹은 비전통 미디어에서 넘어온 사람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오리지널 시리즈 총괄 책임자인 신디 홀란드는 2002년 DVD회사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반면, 홀랜드의 또 다른 멤버 알리 고스는 넷플릭스에 합류하기 전까지 한 번도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에서의 경험이 없다.
그런가 하면 넷플릭스의 인터내셔널 콘텐츠팀은 주요 스튜디오 출신이 자리잡고 있다. 오리지널 필름을 이끄는 스콘 스투버는 이전에 유니버설 픽처스 부회장이었으며 언 스크립트 프로그램은 벨라 바야 리아 유니버설 TV 사장이 총감독을 맡고 있다.
◆글로벌 마케팅
TV와 영화 프로젝트 등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넷플릭스에도 이를 지원하기 위한 업무가 많아졌다. 예산과 비용계산, 아울러 콘텐츠와 관련된 법적 보호와 관련된 계약 사항 등이다. 무엇보다 넷플릭스가 급격히 확장하면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부서는 마케팅팀이다.
마케팅 팀은 넷플릭스 성장을 이끈 주요 부서 중 하나다. 해이스팅스 CEO는 켈리 베네트 마케팅 책임자를 2012년에 채용했다. 그는 영국 런던에 있는 워너브러더스에서 근무했다. 마케팅 부서와 관련 특이사항은 1년 6개월 전에 신설된 소셜미디어 마케팅 팀의 부상이다. 에릭팔로타가 이끄는 이 팀은 이전에는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에게 보고를 했으나 최근에 베네트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그 동안 소셜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구독자를 늘리는 등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