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 폭도 둔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3년 8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연말까지 거래량과 매매가 상승 움직임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7월 9518건으로 2020년 7월(1만6002건)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8월에는 전월 대비 20.1% 감소한 7609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9월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매수세가 더욱 위축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아파트 거래량은 2285건(11일 기준)으로 나타났다. 신고 기한이 한 달도 남지 않은 만큼 8월 거래량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가계대출,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급격히 증가하자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가산 금리가 적용되는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됐고, 시중은행도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전세자금 대출까지 규제를 강화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거래량은 물론 집값 상승 폭도 축소되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9월 둘째 주(0.23%) 이후 3주 연속(0.16%→0.12%→0.10%) 상승 폭이 줄었다. 이달 첫째 주에도 지난주와 같은 변동률(0.10%)을 보이며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부동산 시장에서 집값 선행지표로 불리는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과 선도50지수 등도 상승세가 꺾였다.
9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4.3%로 전월(95.5%) 대비 1.2%포인트(p)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오름세를 멈춘 것은 4개월 만이다.
시가총액 기준 아파트값 상위권 단지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KB선도아파트 50’ 지수 역시 7개월 만에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2.16% 상승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택 매매가격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됐고, 대출 문턱이 높아져 집값 상승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까지는 거래량과 매매가 상승 움직임도 둔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기준금리 인하에도 주택 거래 총량과 매매가 상승 움직임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으로 거래량은 8월부터 이미 주춤한 상태라 연말까지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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