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대선 경쟁이 초박빙 상황이 되면서 주요 경합주 등에 출마한 제3당 혹은 무소속 후보가 ‘와일드 카드’가 될지 관심이다.
득표율은 극히 낮지만 민주당 후보인 카멀리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1% 안팎이어서 이들에 대한 표의 향배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최근 여론조사에서 녹색당의 질 스타인의 전국 지지율은 약 1%, 자유당의 체이스 올리버도 비슷했다.
NYT는 그들이 몇몇 주의 대선 투표용지에 나와 있는 것만으로도 해리스와 트럼프의 표를 충분히 빼앗아 균형을 뒤집을 수 있다며 이를 ‘스포일러(방해자) 효과’라고 했다.
미국 정치에서 제3당에 관한 책을 쓴 발도스타 주립대 정치학과 버나드 타마스 교수는 “선거에서 방해자가 되려면 제3후보는 많은 지지를 받거나 주요 후보가 눈에 띄게 접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몇 년 동안 공화당보다 제3자 후보의 영향에 대해 더 공개적으로 우려해 왔으며 이번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이 보기에 해리스에게 투표하지 않는 모든 투표는 트럼프에게 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진보적 활동가 그룹인 무브온의 라나 엡팅은 “이번 대선은 몇 개주는 수천 표 차이로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커 제3당 후보가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녹색당 후보 스타인은 선거가 다가오면서 민주당의 주요 우려 대상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그녀에 반대하는 TV 광고를 공개했다.
이는 이번 선거에서 제3당 후보를 반대하는 민주당의 첫 광고였다. 광고는 “스타인에게 투표하는 것은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건다.
스타인은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주요 경합주를 포함 38개 주에서 출마했다.
트럼프측은 스타인이 투표용지에 오르려는 노력을 지지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는 6월 유세에서 “나는 그녀를 정말 좋아한다. 이유는 그녀가 그들(민주당)에게서 100%를 가져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합주인 위스콘신에는 많은 후보자가 올라와 왔다. 해리스와 트럼프 외에도 스타인, 올리버, 신학자이자 무소속 후보인 코넬 웨스트, 무소속 후보에서 사퇴하고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헌법당 후보인 랜들 테리, 사회주의 해방당 후보 클라우디아 드 라 크루즈 등이 있다.
위스콘신에서 스타인은 2016년 대선에서 3만 1072표를 얻었다. 이는 트럼프가 이 주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이긴 2만 2748표 보다 많다. 민주당이 패배의 원인을 스타인으로 돌리고 있다.
진짜 ‘방해자’는 2000년 플로리다주에서 9만 7421표를 얻은 녹색당 랄프 네이더 후보라는 견해도 있다. 그 해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531표 차이로 조지 W 부시에게 졌다.
마르켓대 정치학과 줄리아 아자리 교수는 “이번 대선은 제3당 투표가 승리 마진을 넘을 정도로 접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와 트럼프 중 누가 더 이득을 볼 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50개 주에서 투표용지에 오른 뒤 8월 말 트럼프를 지지하며 사퇴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투표용지에서 제외하려고 했지만 위스콘신과 미시간주 투표 용지에는 그대로 남아있다.
케네디의 이름이 남아있는 것은 트럼프에게 불리한 것으로 트럼프측 내부조사에서 나왔다.
케네디는 후보 사퇴 전 여론조사 지지율이 5%까지도 갔으나 10월 초 가장 최근 NYT 조사에서는 0.5% 미만으로 내려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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