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두달 만에 1360원대에 올라섰다. 미국 경제 침체 우려가 줄며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 반면, 유럽 금리 인하 기대와 중국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에 따른 위안화 약세가 원·달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면서다. 북한의 남북연결도로 폭파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원화 약세를 유발했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는 전일대비 5.4원 오른 1361.3원에 장을 마쳤다. 새벽 2시 종가보다는 2.8원 올랐다. 오후 종가 기준 지난 8월 16일(1360.6원) 이후 두달 만에 1360원대다. 장중 최고가는 1364.6원, 최저가는 1355.9원이다.
이날 환율 상승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진 반면 유로화 및 중국 위안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4일(현지시각) “최근 발표된 데이터를 감안했을 때 향후 인하 속도는 ‘점진적’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금리 인하에 속도 조절에 힘을 실었다.
이 영향으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후퇴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패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11월 빅컷에 나설 가능성은 한달전 27.0%에서 최근 0%로 낮아졌고, 동결 가능성도 11.8%에 달한다.
이에 비해 ECB(유럽중앙은행)이 이달 17일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는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재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전일대비 0.28% 상승한 103.2포인트로 8월 중순 이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중국 위안화 약세는 원화의 힘을 빼고 있다. 중국 위안화는 당국의 경기부양책 실망감에 약세, 역외 위안화 (CNH) 환율은 7.1위안 부근까지 상승했다. 원화는 중국의 프록시(대체) 통화로 동조화 현상이 짙다.
여기에 북한 리스크도 원화 약세로 작용했다. 북한은 우리나라 무인기가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항의해 15일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 도로를 폭파했다. 우리 군은 폭파 직후 대응 사격을 실시해 북한에 경고장을 날렸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ECB의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유로화가 약세와 글로벌 달러 가치 상승은 원·달러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면서 “중국의 경기 부양책 실망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원화 약세 요인”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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