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두 달 만에 8900만원을 터치하며 랠리를 펼치자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하반기 상승 재료로 주목받은 미국 대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 경기부양책까지 발표되면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유동성 홍수가 업토버(Uptober·10월 강세장)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5% 넘게 급등하며 8900만원을 한때 돌파했다. 8900만원대는 지난 8월 3일 이후 73일 만이다.
이날 랠리는 미국 대선에 대한 기대감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유동성이 증가하는 미국 대선(11월 5일)이 21일 남은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가상자산 투자 확실성을 제공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그간 친(親) 가상자산 행보를 보였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가상자산에 대한 우호적 입장을 보류해 왔다.
이는 당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 대선 이후 가상자산 시장에 매수세가 추가 유입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대선에서 누가 당선돼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디지털 자산의 활용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비트코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 리서치센터도 전날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 모두 가상자산에 우호적 태도를 취함에 따라 후보들의 선거 승률과 비트코인 가격 간 상관관계가 이전보다 줄었다”며 “두 후보 모두 추가 감세와 대규모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정 적자가 확대되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고, 이는 비트코인과 같은 대체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이 최근 추가로 발표한 경기부양책도 비트코인 랠리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상 미국 증시 거래 시간대(한국 시간으로 새벽)에만 올랐던 비트코인이 전날 아시아 증시 거래 시간대에도 급등했던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더블록은 전날 복수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중국 재정부가 지난 12일 재정 지출 규모 확대 등 적극적 재정 정책을 발표하면서 아시아 증시 거래 시간대에 비트코인이 회복세를 보였다”며 “중국 추가 경기부양책 발표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중국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이 동반 상승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랠리를 견인한 재료들이 향후 추가 상승도 촉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잠잠했던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를 회복시킬 매크로(거시경제) 이벤트라는 점에서다.
기관용 가상자산 플랫폼 FRNT파이낸셜 국제 담당자 데이비드 브리켈은 전날 DL뉴스를 통해 “비트코인은 통상 미국 선거를 앞두고 좋은 상승률을 보였다. 여기에 현재 주요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했고, 중국이라는 초대형 플레이어가 경기부양책까지 발표했다”며 “현재 같은 글로벌 유동성 홍수 상황은 가상자산의 폭발적 상승세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동 전쟁 위기감과 같은 지정학적 긴장이 변수로 남아있다. 올해 비트코인은 주식과 함께 위험자산으로 묶이면서 ‘디지털 금’이란 정체성이 흔들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물 금과 달리 안전자산에 대한 논쟁이 불거지면서 지정학적 긴장 속에 급락한 것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 3일 중동 전쟁 우려가 커짐에 따라 8000만원대까지 밀려난 바 있다.
더블록은 전날 “10월은 역사적으로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시기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이런 변수들이 가상자산 시장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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