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미국 암호화폐 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정치 자금 지원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리플(Ripple)의 공동 창립자 크리스 라슨이 이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라슨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의 대선 캠페인을 돕기 위해 최근 리플의 암호화폐 XRP 100만 달러 어치를 지원했다.
라슨은 지난 몇 년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 기부를 해왔으나, 해리스 후보에 대한 지지는 특히 확고하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와의 대화를 통해 후보의 혁신 경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해리스가 기술 중심의 샌프란시스코 출신이라는 점도 그의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 됐다.
라슨은 “해리스는 혁신 경제에서 자란 사람들을 이해하고 있다”며 “그녀는 미국 내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노동자들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이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슨은 해리스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기 전인 올해 2월 개인 한도인 6600달러를 기부했으며, 해리스 액션 펀드 PAC에도 10만 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지금까지 해리스를 지원하기 위해 라슨이 기부한 금액은 약 190만 달러에 이른다.
업계, 트럼프 지원 경향 뚜렷
라슨이 속한 암호화폐 산업은 이번 대선에서 전반적으로 공화당을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비영리 단체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에 따르면, 암호화폐 업계의 대선 후원금 규모는 지난 대선의 13배에 달하는 수준이으로 급증했다.
제임스 델모어의 분석에 따르면, 암호화폐 관련 기부금의 약 3분의 2는 공화당을 지원하거나 민주당 반대에 사용되었으며, 트럼프는 400만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 기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7월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주요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라슨, 암호화폐 규제 기대
라슨은 해리스가 암호화폐 업계에 “보다 실용적인 접근과 명확한 규칙”을 제시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에 대한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겐슬러의 무질서한 규제 접근이 국내 산업을 억누르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비윤리적인 해외 운영자들만이 이득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슨은 이러한 겐슬러의 행보가 결국 공화당을 지지하는 암호화폐 업계의 큰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