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지정학적 긴장 속에 안전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역할에 대한 의문과 함께 시장 붕괴 가능성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10월 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비록 중순이 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비트멕스(BitMEX) 공동 창업자 아서 헤이즈는 최근 블로그 게시물에서 글로벌 지정학적 상황이 금융 시장, 특히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논의했다. 그는 이 상황을 외부의 자극에 의해 언제든지 붕괴될 수 있는 눈사태 직전 상태에 비유했다.
헤이즈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첫 번째는 갈등이 확산되지 않고 소규모의 시장 교란에 그치는 경우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갈등이 심화되어 중동의 석유 기반 시설이 파괴되거나 핵 공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경우다. 후자의 경우, 금융 시장 전체에 ‘눈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 역시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비트코인이 암호화폐 시장의 ‘준비 자산’으로서 전체 시장이 그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이즈는 지속적인 돈 풀기와 리플레이션(reflation) 속에서도 암호화폐 투자를 유지해야 할지, 아니면 시장 붕괴를 대비해 자산을 보호해야 할지에 대해 갈등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밈 코인과 같은 투기적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했다.
헤이즈는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이후로 자신이 보유한 밈 코인 포지션을 대폭 축소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전 세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의 약 7%를 차지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그는 이란의 채굴 인프라가 파괴된다 해도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실질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1년 중국의 채굴 금지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글로벌 해시레이트가 63% 감소했으나 여덟 달 만에 완전히 회복했고 비트코인 가격은 2021년 11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채굴 장비가 전면 파괴되더라도 다른 글로벌 채굴 운영이 부족한 해시레이트를 보완할 것이라고 헤이즈는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이란의 채굴 인프라가 소멸되더라도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네트워크 보안이나 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