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던 국제 유가가 닷새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흐야 신와르 사망을 공식 확인하며 전쟁 지속 의사를 밝히자, 중동 정세 악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17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37달러(0.53%) 상승한 배럴당 70.76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12월물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 대비 0.35달러(0.47%) 뛴 74.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지난주 중동 정세 악화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후, 이번 주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타격하지 않겠다고 미국 행정부에 전달했다는 보도 영향이었다.
그러나 이날 이스라엘이 하마스 최고지도자 신와르 사망 사실과 함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공표하자, 위험 프리미엄이 일부 추가돼 유가가 반등한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을 통해 “하마스는 더 이상 가자지구를 통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자 주민 여러분이 마침내 하마스 폭정에서 벗어날 기회”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이 전쟁의 중요한 순간이다. 우리는 여러분 사랑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마스 테러범에게 말하자면 당신의 지도자는 도망치고 있고 그들은 제거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신와르는 지난 7월 말 전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폭발로 암살당하면서 수장 자리를 넘겨받았다.
당시 이란을 주축으로 한 중동 내 반(反)이스라엘·반미국 무장단체 연대인 ‘저항의 축’은 암살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한 바 있다. 이에 확전 우려가 커지며 유가가 폭등하기도 했다.
원유 시장은 이번 신와르 사망도 유가 급등 가능성으로서 주시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승전보가 저항의 축 맹주인 이란과의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중동 갈등이 계속 확대된다면 내년 초까지 원유 가격이 60% 이상 급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이날 내놨다.
구체적으로 은행은 현재 70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브렌트유가 내년 1분기에는 62% 상승한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씨티은행 에너지 전략가인 에릭 리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을 감행한다면 이란의 주요 석유 생산 인프라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이는 생산을 억제하고 가격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태드에너지의 아디티아 사라스왓 중동 연구 총괄도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이란에 대한 보복을 자제해왔지만,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며 “광범위한 지역 전쟁 시나리오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가스 수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석유 개발 프로젝트가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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