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내 3만여 명의 홍채를 무단으로 수집해 제재를 받았던 월드코인이 여권 인증 방식을 추가 도입한다. 지적받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개선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월드코인 개발사 툴스포휴머니티(TFH)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첫 공식 행사 ‘어 뉴 월드’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알렉스 블라니아 TFH CEO 겸 공동창업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월드코인 3.0 리브랜딩을 발표했다.
월드코인은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프로젝트명을 ‘월드’로 변경했다. 월드코인이란 사명이 모든 인류를 가속화한다는 프로젝트의 취지를 함축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월드 3.0 핵심은 새 인증 방식이다. 기존 홍채 인증 외에 근거리무선통신(NFC) 지원 여권을 통한 인증 방식도 추가로 도입한다. 다만 여권 인증 방식 도입 시기는 미정이다.
이용자는 자신의 실물 NFC 지원 여권 정보를 가상자산 지갑인 월드 앱에 저장하고 나이, 국적, 여권 소유권 등을 증명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실제 신원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 여권 소지자가 해당 인증을 완료하면 오브 인증 없이도 월드코인을 받을 수 있다.
월드는 당초 홍채 인식 기구 ‘오브(Orb)’를 통해 홍채 정보를 인증한 이용자에게 월드 ID를 발급한 후 월드코인을 주기적으로 지급해 왔다. 이용자는 해당 ID로 월드 앱에서 월드코인을 보관·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각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홍채와 같은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공익 보호에 반한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월드코인 재단과 TFH 등에 총 11억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합법 처리 근거 없이 국내 정보 주체의 홍채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국외로 이전하면서 개인정보 보호법상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근거다.
또 이는 인공지능(AI) 대표 가상자산으로 성장한 월드코인 사업의 불투명성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악재로 지적받기도 했다. 홍채 인증 방식이 막히면 서비스 자체가 진행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리브랜딩을 통한 새 인증 방식 도입이 월드코인 가격을 끌어올릴 재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상승을 제한했던 사업 불투명성과 부정적 글로벌 여론 등이 개선될 가능성에서다.
오브 기기가 업그레이드된 점도 기대 요소다. 월드코인은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오브 속도가 5배 향상된 AI 성능을 갖췄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이용자가 오브를 통해 월드코인 서비스에 진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월드코인 관계자는 “이번 리브랜딩으로 오브 속도가 빨라졌을 뿐 아니라 제작 비용도 저렴해졌다”며 “각국 곳곳에 오브 기기가 더 많이 설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드체인 메인넷도 이번에 출시됐다. 자체 개발 레이어2 블록체인을 통해 운영비를 절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옵티미즘과 알케미, 유니스왑, 세이프, 듄, 이더스캔 등과 손을 잡았다.
한편 월드코인 가격은 리브랜딩 발표 이후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빗썸 기준 월드코인은 전날 대비 4.04% 떨어진 2990원에 거래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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