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탈중앙화 금융(디파이)이 기존 중앙화 금융을 보완할 수는 있지만, 대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월러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제19회 연례 비엔나 거시경제학 워크숍에서 “기술 발전이 금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도, “디파이가 중앙화 금융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 중개 역할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월러는 “디파이에서 중앙화 금융이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가 일부 나오고 있지만, 디파이에서 발생하는 기술 혁신은 대부분 중앙화 금융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러한 혁신은 중앙화 금융의 개선에 기여해 금융 중개와 중앙화 금융 시장이 제공하는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연준 이사로 지명된 월러는 암호화폐를 야구 카드에 비유한 적이 있으며,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보다는 스테이블코인의 혁신에 더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는 또한 민간 발행 스테이블코인이 달러를 약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월러는 블록체인 기술이 24시간 거래 환경에서 기록 관리를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존 자산 거래에 블록체인을 사용하려면, 이러한 자산이 토큰화돼야 한다”며 “자산을 토큰화하고 블록체인 같은 분산 원장을 사용하는 과정은 자산의 전송 속도를 높이고 스마트 계약이라는 또 다른 혁신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디파이가 자금을 악의적인 행위자에게 전달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미국 의회는 디파이를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으며, 대신 디파이에 대한 연구를 지시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이 법안은 미국 재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디파이에 대해 연구하도록 지시하며,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 책임을 CFTC와 SEC가 나눠 가지도록 하고 있다.
SEC는 2022년 탈중앙화 거래소를 포함시키는 새로운 규정 제안을 내놓았으며, 이 규정은 궁극적으로 디파이 프로젝트들이 대체 거래 시스템으로 등록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암호화폐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