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서울 등 일부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는 청약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청약 결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아파트는 24개 단지 2992가구로, 평균 경쟁률 142.8대 1을 기록했다. 반면 지방 아파트 1순위 공급 131개 단지 중 67곳(51.1%)은 미달됐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527.32대 1의 경쟁률을, 강남구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이달 들어 일반공급 경쟁률 평균 1025대 1을 기록했다.
반면 이달 초 청약을 접수한 강원도 인제군의 한 아파트는 분양가가 2억~3억원대에도 120가구 모집에 단 한 명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1순위 청약을 실시한 경북 울진군의 한 단지는 60가구 모집에 청약자를 찾지 못했다.
같은 수도권 내 공공분양도 서울과 인천의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동작구수방사 부지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의 경우 특별공급 30가구 모집에 1만6724명이 접수해 557대 1의 경쟁률을, 일반공급은 22가구 모집에 2만5253명이 몰려 114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3기 신도시 중 첫 공고가 뜬 인천계양의 경우 사전청약 당시 분양가가 약 3억3000만원에서 본청약에는 6500만원이 올라 4억원을 넘자 사전청약 당첨자 45%가 본청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마련이 어려울 뿐더러 입주 후 집값 상승 등 사업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이 다른 지역에 비해 분양가가 높아도 청약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공급부족으로 가격 상승 기대감이 높고 환금성이 좋기 때문이다. 강남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한몫 했다. 반면 지방은 공급량이 수요보다 많아 미분양 해소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7만1822가구) 대비 5.9%(4272가구) 감소한 6만7550가구. 81.3%인 5만4934가구가 지방에 집중됐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에 1만6461가구로 한 달 전보다 423호(2.6%) 증가했다. 서울은 517호, 수도권은 2821호로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이나 지방은 오히려 502호 늘어난 1만3640호로 전체의 82.9%를 차지했다.
올해 1~8월 전국 주택 인허가는 20만155건이지만 서울은 2만2348건(11.2%), 지방은 11만4499건으로 57.2%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착공 물량도 서울은 1만6806호로 전년 대비 0.7% 늘어난 반면 지방은 전년 대비 20.3% 늘어난 7만1848호로 집계됐다. 준공 물량 역시 서울은 31.7% 감소한 2만2945호, 지방은 28.1% 증가한 16만1771호로 조사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지역별 청약 양극화 양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고 입지 경쟁력이 있는 서울 및 수도권 단지에 청약 수요가 쏠리고, 지방도 의과대학 진학을 노려볼 만큼 학군이 좋거나 ‘직주근접'(직장과 주거 근접)이 가능한 단지, 또는 분양가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대단지 위주로 청약자가 몰리는 ‘옥석가리기’가 심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2025년도 부동산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망 멘트 공급감소 영향으로 수도권 위주로 청약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방은 시세 대비 고분양가여서 청약이 침체되나 수도권 핵심지역은 가격 상승기대감이 형성돼 청약이 호조를 띨 것으로 전망”이라며 특히 “매수세 역시 대기수요가 많고 환금성이 높은 수도권 핵심지역 아파트가 ‘똘똘한 한 채’로 대표돼 지역별 시황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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