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스테이블코인 점유율 1위 테더(USDT)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시총) 164조원을 돌파했다. 스테이블코인이 법정화폐와 가상자산의 교환 수요를 나타내는 지표란 점에서 강세장 시그널이란 분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테더 시총은 전날 1200억달러(164조8920억원)를 넘기며 전고점을 경신했다. 전체 가상자산 시총 순위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3위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번 경신이 유의미한 이유는 스테이블코인 공급 증가가 강세장 도래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자산 보유 형태를 달러 등 기존 법정화폐에서 가상자산으로 바꾸려는 수요를 반영하면서다.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이 확대되면 상승장이 펼쳐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 8월 13억달러(1조7876억원) 규모의 테더가 발행된 이후 비트코인은 20% 넘게 급등한 바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이날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가상자산 시장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스테이블코인 시총 증가는 가상자산 시장 자금 유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최근 ‘검증된 디지털 달러’로 간주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단행 이후 금리인하 기조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헤지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예상에서다.
알렉산더 데샤트르 스탠다드차타드(SC) 아시아 지역 책임자는 지난 9월 코인데스크와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잠재적으로 연준 금리 인하 결정의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토큰화된 국채에 대한 수요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CEO)도 지난해 12월 자신의 X를 통해 “가상자산은 미국 달러화의 보완재”라며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법정화폐에서 가상자산으로 자산 형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달러화에서 다른 국가 법정화폐로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보다 가상자산이 낫다”며 “법정화폐와 가상자산은 오랫동안 공존할 수 있다. 특히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이 둘을 연결 짓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미 미국 정치권에서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공화당은 CBDC에 강력히 반대하며 그 대안으로 스테이블코인 제시했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의 지배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민주당 역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CBDC와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전세계에서 사용되고 있어 인프라 구축 비용이 필요 없다”며 “달러 기축통화 지위 유지와 달러 수요 확보를 위해 미국 정부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장려한다면 그 영향력은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테더는 미국 달러와 1대1로 가치가 연동되는 대표 스테이블코인이다. 1USDT는 1USD로 고정돼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유로 등 기존 법정화폐에 가치가 고정돼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가상자산 일종이다. 블록체인상에서 법정화폐를 사용하려는 수요를 위해 탄생한 코인인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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