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는 글로벌 웹3 전문 리서치 기관 <타이거리서치>의 주간 보고서를 기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제공합니다. 이번 기사는 22일 오후 10시 타이거리서치에서 공개하는 ‘홍콩은 앙상블 샌드박스를 통해 어떤 바람을 일으키려 하는가’ 보고서를 다뤘습니다. 블록미디어는 디지털 경제의 미래를 함께 그려갑니다.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홍콩이 토큰화 시장 발전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앙상블(Project Ensemble)을 출범하며 실물연계자산(RWA)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여러 국가가 CBDC와 토큰증권(STO)에 큰 관심을 보이는 만큼 홍콩의 이번 프로젝트가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지난 8월 프로젝트 앙상블 출범식에서 △토큰화된 자산 활용 사례 △CBDC 호환 테스트 △실물경제 자금 조달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앙상블은 샌드박스(Sandbox) 형태로 국경 간 결제와 RWA의 효율적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설계됐다.
에디 위와이만(Eddie Yue Wai-man) 홍콩 금융관리국 최고경영자(CEO)는 출범식에서 “토큰화 사용 사례를 실험하기 위한 샌드박스 도입은 금융관리국과 기업 모두에게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며 “지난 3월 프로젝트 앙상블 출범 이후 디지털 금융 환경을 재정의하려는 업계의 혁신적 솔루션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CBDC로 글로벌 금융허브 꿈꾸는 홍콩
에디 CEO가 밝힌 것처럼 홍콩은 이번 샌드박스를 통해 RWA와 CBDC를 활용한 금융 혁신을 기대하며, 이를 홍콩 금융의 새로운 모델로 삼고자 하고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홍콩은 프로젝트 앙상블 샌드박스를 통해 어떤 바람을 일으키려 하는가’라는 보고서에서 이번 샌드박스가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홍콩을 글로벌 금융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했다.
타이거리서치는 “홍콩은 오랜 기간 무형자산의 토큰화, RWA, CBDC와 토큰화 자산 결합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며 “특히 프로젝트 앙상블에는 중국은행, 블랙록, 해시키 그룹과 같은 금융 및 기술 분야의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어, 단순한 테스트에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프로젝트에는 블랙록, 프랭클린 템플턴, 마이크로소프트 홍콩, 앤트 인터내셔널 등 수많은 국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국제 기업 다수 참여하는 만큼 홍콩은 이번 샌드박스를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CBDC를 활용해 세계 시장에서 자국 화폐 사용량을 늘려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 블록체인 검증 무대
홍콩 금융관리국은 이번 실험을 통해 △채권 및 투자 펀드 △유동성 관리 △녹색 및 지속 가능한 금융 △무역 및 공급망 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의 장점을 검증할 계획이다. 타이거 리서치는 “블록체인의 투명성을 통해 그동안 불투명성과 신뢰 문제를 겪어왔던 분야에서 거래 내역의 위변조를 방지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시도를 할 예정”이라며 “이는 특히 채권과 탄소 크레딧과 같은 실물 자산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CBDC는 기존 법정화폐와 1대1로 페깅(Pegging) 돼 안정성을 제공한다”며 “이는 실물 자산과 무형 자산 거래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타어거리서치에 따르면 홍콩은 CBDC를 RWA에 적용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이 토큰화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될 때, 그 거래 대금을 CBDC로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다.
윤승식 연구원은 “홍콩 금융관리국은 CBDC를 채권과 투자 펀드와 같은 실제 자산 투자에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며 “이번 실험을 통해 블록체인 인프라 위에서 RWA가 활용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그 의의를 설명했다.
# CBDC, 국경 간 경계 줄인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장점을 이용해 홍콩은 이번 실험에서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을 구축을 통해 경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홍콩 금융관리국은 샌드박스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CBDC를 활용해 은행 간 결제 및 송금에 대한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윤승식 연구원은 “홍콩은 과거 디지털 위안화(e-CNY)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간 결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검증한 바 있다”며 “이번 샌드박스는 기관용 CBDC를 활용한 기관 간 결제 시스템의 표준을 마련하는 중요한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BDC는 활용 범위와 사용 주체에 따라 기관용과 범용 CBDC로 구분한다. 기관용(Wholesale) CBDC는 지급준비금과 유사하게 금융기관에 발행돼 금융기관 자금거래, 최종 결제 등에 활용한다. 범용(Retail)은 현금과 마찬가지로 가계·기업 등 경제주체들에 직접 발행돼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각국 중앙은행들은 최근 범용 CBDC보다 기관용 CBDC 도입에 중점을 두고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범용 CBDC는 일반 대중이 사용하므로 개인의 모든 금융 거래가 중앙은행에 의해 추적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기관용 CBDC는 현재 금융 시스템과 비교해 △국경 간 지급 △외환 거래 △국가 간 증권 거래 등 기존 금융 시스템과 비교해 속도와 비용에서 상당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현재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은 여러 중개 기관을 거쳐야 하고 각 은행이 고객 확인(KYC) 및 자금세탁방지(AML) 규정을 따로 수행해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된다.
타이거리서치는 “홍콩 금융관리국이 샌드박스 출범 후 프랑스의 CBDC 플랫폼 DL3S와 협력을 발표했다”며 “이를 통해 국경 간 결제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며, 실질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시장에는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특히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이 가장 큰 변수다. 윤승식 연구원은 “미국의 CBDC에 대한 반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이미 일부 주에서 CBDC 사용 금지법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홍콩의 CBDC 기반 결제 시스템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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