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폴리마켓(Polymarket)에서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급격히 상승하며,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코인데스크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암호화폐 기반 예측 시장인 폴리마켓에서 트럼프 승리에 대한 대규모 베팅이 이루어지면서 일부에서는 소수의 대형 투자자가 시장을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치적 이해관계자와 언론은 시장의 공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기사에서 “네 개의 폴리마켓 계정이 트럼프 승리에 약 3000만 달러(약 4000억 원)를 베팅하며 그의 승리 가능성을 부풀리고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일부 트럼프 반대자들은 시장이 왜곡되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베팅이 조작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예측 시장의 상승, 폴리마켓만의 문제인가?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급등한 것은 폴리마켓뿐만이 아니다. 현재 트럼프의 승리 확률은 폴리마켓에서 59.9%, 미국 내에서 운영되는 규제 예측 시장 칼시(Kalshi)에서는 58%, 그리고 온라인 도박 사이트 베트온라인(BetOnline)에서는 59%에 달한다. 이는 폴리마켓에서만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트럼프에 대한 예측 시장의 평가가 비슷한 수준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여론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트럼프는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을 기록하고 있으며, 동시에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의 성적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해리스가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트럼프의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대형 베팅이 조작의 증거일까?
많은 비평가들은 특정 트레이더, 특히 ‘폴리마켓 고래’라고 불리는 대형 투자자가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형 베팅이 곧바로 시장 조작의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맷 레빈(Matt Levine)은 “대규모 베팅이 곧바로 조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한 트레이더가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과소평가되었다고 판단하고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다양한 참여자들이 자신들의 정보를 바탕으로 위험을 감수하며 가격을 형성한다. 한 명의 대형 투자자가 많은 자산을 보유했다고 해서 그 가격이 왜곡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는 다른 자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어도 그로 인해 애플 주가가 왜곡되었다고 주장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예측 시장, 정보 제공의 역할
예측 시장은 전통적인 여론조사나 미디어보다 빠르게 정보를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트레이더들은 금전적 이익을 위해 정보에 기반한 판단을 내리며, 선거와 같은 사건에서는 그들의 판단이 여론조사나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더 정확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회 성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시장에서 먼저 나타났지만, 언론은 이를 간과했었다.
또한, 예측 시장은 단순한 여론조사보다 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여론조사는 단순히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를 보여줄 뿐이지만, 예측 시장은 실제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계산해 간단한 확률로 제시한다. 이는 특히 주요 경합주에서 승리 가능성을 분석할 때 유용하다.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폴리마켓에서 60%에 가깝다는 사실은 그가 확실히 이길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예측 시장에서의 60%는 사실상 경합 상황을 의미하며, 이번 선거는 여전히 매우 치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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