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위원인 마리우 센테누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는 22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2%를 밑돌아 경제성장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센테누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중립금리 수준까지 점진적이고 꾸준하며 예측 가능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로존 중립금리에 대해 “2% 또는 그보다 약간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경제성장을 자극하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수준을 말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물가상승률에 대해 “2025년 중 목표치에 지속 가능하게 도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종금리에 대한 질문에는 전문가들이 중립금리를 2% 안팎 또는 2.25%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ECB는 지난 6월에 이어 지난달, 이달 17일 등 모두 세 차례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통화정책 기준으로 삼는 예금금리는 현재 3.25%다. 중립금리를 2.0%로 가정하면 25bp(1bp=0.01bp)씩 네댓 차례 정도 추가 금리인하가 남은 셈이다.
ECB는 물가가 빠르게 잡히면서 경기둔화 신호가 잇따르자 금리인하 속도를 당초 시장 전망보다 높이면서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다.
9월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 대비 1.7%로 3년 4개월 만에 목표치 2.0%를 밑돌았다. ECB는 지난 17일 통화정책 자료에서 물가상승률이 다시 반등했다가 내년 중 목표치에 접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내년 하반기에 목표치에 안착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서 다소 앞당겨진 것이다.
센테누 총재는 “물가가 목표치를 밑도는 게 반대보다 더 위험하다고 본다”며 “유럽 경제는 투자하지 않아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미국 하버드대 강연에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방식의 점도표가 ECB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이 각자 전망하는 금리경로를 표시한 도표를 말한다.
그는 ECB 정책 입안자들이 자국 이익에 따라 행동하도록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시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설명할 방법을 개선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CB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분기별 경제전망에서 인플레이션 예측에 실패한 뒤 보완 방안을 논의해왔다. ECB 실세로 꼽히는 이자벨 슈나벨 이사는 올해 초 점도표에 장단점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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