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올해 비트코인 반감기와 그에 따른 네트워크 활동 감소는 다시 한 번 채굴업체들의 수익성에 압박을 가했다. 블록 보상이 절반으로 줄고 거래에서 얻는 수익이 감소하면서, 많은 채굴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창의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서 채굴업체들의 수익을 증대시키면서 동시에 AI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이 관심을 모은다.
바로 ‘탈중앙화 물리적 인프라 네트워크’(DePIN)의 성장이다. 이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컴퓨팅 파워, 저장 공간, 대역폭과 같은 현실 자원을 거래하는 시장을 형성한다. 과잉 용량을 가진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은 DePIN 플랫폼을 통해 사용되지 않는 GPU 자원을 AI 연구자 및 개발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AI 골드러시와 GPU 부족 문제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GPU 컴퓨팅 파워 수요의 급증은 매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 대기업들은 점점 더 정교해지는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 충분한 칩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소규모 AI 스타트업과 연구자들은 자원 부족에 시달리거나 높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여기서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해결책으로 등장할 수 있다. 많은 채굴업체들은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와 전문성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비록 ASIC 장비는 비트코인 채굴에 특화되어 있지만, 주변 시스템(전력 관리, 냉각, 네트워킹)은 GPU 클러스터로 전환해 AI 작업을 지원할 수 있다.
채굴업체들은 유휴 GPU 용량을 AI 개발자들에게 제공하는 탈중앙화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자로 변모할 수 있다. 실제로, 코어 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은 12년 계약을 체결했고, 헛 8(Hut 8)은 AI 역량 확대를 위해 1억 5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DePIN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
이러한 변화를 실현하려면 GPU 제공자와 AI 개발자를 연결하는 DePIN 플랫폼이 필요하다. 특히 AI 작업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완전한 탈중앙화를 제공하는 프레임워크가 중요하다. 이는 전통적인 클라우드 제공업체들보다 블록체인 플랫폼이 우위에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서 중요한 요구 사항은 종단 간 보안, 블록체인과 Web2 인프라 간의 네이티브 통합, 온체인 데이터 처리다. 체인키(Chain Key) 기술은 이러한 작업에 적합하며, 이를 통해 심지어 모바일 기기나 스마트워치도 데이터와 연산의 진위를 검증할 수 있다.
완전한 탈중앙화: 성공의 열쇠
이러한 네트워크는 완전한 탈중앙화와 다른 블록체인 및 Web2 시스템과의 통합이 가능해야 그 가치를 발휘한다. 크로스체인 스마트 계약을 통해 비트코인 채굴업체와 AI 개발자 간의 자원 분배를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업체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 AWS나 구글 클라우드 같은 중앙화된 플랫폼이 가진 병목 현상과 단일 실패 지점을 피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누구나 필요에 따라 자원을 기여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허가가 필요 없는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미래 전망
이 접근법의 잠재적 이점은 다양하다.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에게는 수익을 다각화하고 단기적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AI 커뮤니티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필수적인 컴퓨팅 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되어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시스템은 인프라의 통제권을 소수의 기술 대기업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로 분산시키며, 탈중앙화라는 암호화폐의 정신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있다. 탈중앙화 네트워크에서 일관된 성능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채굴업체들은 AI 작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추가적인 하드웨어와 전문성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AI 모델 효율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막대한 자본이 AI 분야로 유입됨에 따라 고성능 컴퓨팅 파워에 대한 수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둔화될 수 있다. 따라서 시장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응과 명확한 비전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