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1.11%…2020년 대비 1.04%p↑
상호금융·저축은행 집단대출 급증
영끌족 시중銀 대출 한도 넘자 2금융권行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많은 빚을 내어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이른바 ‘영끌족’을 대상으로 한 상호금융·저축은행의 집단대출 건전성에 경고음이 켜졌다. 저축은행 중심으로 집단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저축은행 집단대출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1.11%로 2020년 말(0.07%)과 비교해 1.04%포인트(p) 상승했다.
저축은행 집단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0.04%)까지 사실상 0%대 수준이었으나 2022년 말 0.58%를 기록한 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농협과 수협, 신협 등 상호금융 집단대출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0.03%다. 상호금융 집단대출 연체율은 2020년부터 0.03~0.30%에서 관리되고 있다.
집단대출은 주로 아파트 신규 분양이나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이뤄진다. 금융사는 입주자 중 일정 자격을 갖춘 사람을 대상으로 개별 심사 없이 일괄적으로 대출을 해준다. 집단대출은 이주비와 중도금 대출, 잔금 대출 등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2금융권보다는 1금융권에서 집단대출이 활발하다.
다만 시중은행이 집단대출을 줄이거나 시중은행에서 충분한 금액을 빌리기 어려울 경우 2금융권에서 집단대출을 받게 된다. 이때도 상호금융, 저축은행 순으로 집단대출이 이뤄진다. 2금융권 안에서도 상호금융 대출금리가 저축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상호금융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9조원으로 2020년 말(1조7000억원)과 비교해 4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은 9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133% 늘었다.
집단대출 관련해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집단대출) 영업을 늘린 것은 아니고 1금융권을 이용하다가 한도가 차서 (저축은행 집단대출로) 넘어온 케이스일 것 같다”며 “시장 상황이 안 좋으니 PF 연체율 등 전체적으로 연체율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무리하게 집을 사는 영끌족에게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기준금리 0.25%p 인하를 결정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동안 이자율 수준이 예전 0.5% 수준으로 갈 가능성은 굉장히 작다”며 “빌려서 투자할 경우 이자율이 낮아서 비용이 적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경고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늘어나는 집단대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를 위해 집단대출 문턱을 높이는 사이 풍선효과로 2금융권 집단대출이 급격히 불어나는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3일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보험사, 여신전문금융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소집해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 예정이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