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의 일부 대규모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미 대통령의 승리 할 경우 이익이 큰 방향으로 투자를 조정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경합이 막상막하인 것으로 나타나지만 미 증시에서는 공화당 승리로부터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자산이 이동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사설 교도소 운영업체인 GEO 그룹의 주가가 이달 들어 2022년 이래 월간 단위로 가장 큰 폭인 22% 올랐다. 또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라이어트 플랫폼은 34% 올랐다.
헤지펀드 서드 포인트의 댄 룁 매니저는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이달 들어 110억 달러(약 15조2300억 원) 규모의 자산 일부를 트럼프 승리로 이익이 커지는 쪽으로 옮겼다.
그는 투자 설명서에서 “우리는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의 관세로 국내 제조업 성장과 인프라스트럭처 지출 확대, 특정 원재료와 상품의 가격 상승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반적으로 규제가 완화되고 특히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적극적 반독점 입장이 줄면 생산성이 증가하고 기업활동이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300억 달러(약 180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RBC 블루베이 자산운용 그룹 산하 RBC 블루베이 픽스드 인컴 투자책임자(CVO) 마크 다우딩도 지난달 말부터 트럼프 승리로 이익이 커지는 쪽에 투자를 늘렸다. 다우딩은 금리와 외환 투자 전문이다.
다우딩은 미국의 금리가 장기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해 투자하고 있다.
3명의 투자자들 모두 트럼프 집권 때 관세 인상으로 인해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본다.
지난주 미 당국자와 로비스트들을 만난 다우딩은 공화당이 승리를 낙관하는데 놀랐다고 했다.
투자가들의 인식 변화는 불과 몇 주 사이에 생겨난 것이다. 이전까지 투자가들은 대부분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으로 봤으나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선거가 투자에 중요해졌다.
바클레이의 외환거시전략 글로벌 책임자 테모스 피오타키스는 최근 중국 위안화와 멕시코 페소의 하락이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 확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최근 멕시코산 자동차에 200%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혔다.
피오타키스는 옵션 시장의 “변화가 매우 크다”면서 “2~3주 전 달러 약세에 거는 투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헤지 펀드 롱테일 알파 설립자 비니어 반살리는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요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펀드 매니저들은 안전한 운용에 집중하고 있다. 피보탈패스의 존 캡리스 CEO는 많은 헤지 펀드들이 큰 이익을 노리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5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헤지펀드 핀브룩 캐피털의 자카리 커즈 설립자는 선거 결과 예측이 어려워 선거일 전 투자금 일부를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멕시코, 인도, 프랑스 선거 모두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