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최근 7만 달러 도전에 실패한 뒤 조정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이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의 추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코인데스크는 23일(현지 시간) 최근의 국채 수익률 상승을 둘러싼 우려는 과장됐을 수 있으며 비트코인의 최소 저항 경로는 여전히 상방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는 비트코인 일간 차트에서 예상되는 골든크로스 패턴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트레이딩뷰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1일(월) 200일 단순이동평균(SMA)을 넘어섰고 기사 작성 시점 현재 4.26%로 3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수익률은 9월 18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한 이후 60bp 상승했다. 소위 ‘무위험 금리’인 국채 수익률의 상승은 국채의 매력을 키우며 암호화폐 및 기술주 같은 위험자산의 자금을 흡수하는 경향이 있다. 비트코인은 21일 한때 거의 7만 달러에 도달한 뒤 하락, 현재 6만7000 달러 아래로 후퇴했다.
미국 증시 S&P500 지수도 이번 주 들어 사흘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국채 수익률 상승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국채 수익률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익명의 분석가 ‘더 그레이트 마티스(The Great Martis)’는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완벽한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나스닥 ETF라고 종종 표현한 분석가다.
일부는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국채 수익률 상승을 연준의 정책 실수 증거로 간주한다. 이들은 최근 비경기침체 환경에서 이뤄진 50bp 금리 인하를 1967년의 성급한 정책 완화와 비교한다. 당시 중앙은행은 노동 시장이 보다 타이트해진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 결국 전반적 인플레이션을 유발했고 몇 년 후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이 같은 우려는 예상보다 뜨거웠던 9월 고용 보고서와 인플레이션 데이터에서 비롯됐으며 이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약화시키고 국채 수익률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TS 롬바드의 반론: 연준의 정책 완화, 과거 ‘비경기침체’ 금리 인하와 일치
하지만 영국의 거시경제 연구소인 TS 롬바드는 이같은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코인데스크는 전했다.
TS 롬바드의 글로벌 거시경제 매니징 디렉터 다리오 퍼킨스는 10월 17일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중앙은행은 현재 정책이 타이트하다고 생각하며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싶어 한다. 고용 상황이 나빠지면 빠르게 금리를 인하하고, 고용이 반등하면 금리를 덜 인하할 것이다. 두 달 전만 해도 채권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강하게 반영했지만, 이제 경기침체 위험은 사라지고 수익률은 상승하고 있다. 이는 위험자산에 대한 부정적 신호가 아니며, 연준이 실수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퍼킨스는 “만약 누군가 실수를 하고 있다면 그건, 당국이 무엇을 하든 관계 없이 자신들의 견해를 정책 실수에 고정하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보다 높은 금리로의 부채 회전 등 이유로 연준의 금리 인하가 1967년과 같은 인플레이션을 재발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은 과거 ‘비경기침체’ 금리 인하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TS 롬바드 차트에 의하면 1984년을 제외하고 10년물 수익률은 첫번째 금리 인하 이후 상승했다. 때문에 현재의 수익률 상승도 놀랄 일은 아니며 위험자산에서 채권으로의 대규모 자금 유출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퍼킨스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준에 따르면, 중립금리(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억제하지도 않는 금리)는 2.5% ~ 3%로 현재 연준 기준금리(4.75% ~ 5%)보다 200bp 낮다. 이는 연준의 최근 금리 인하가 정책 실수가 아니며 경제가 회복력을 보일 경우 중앙은행이 금리를 많이 인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금리 상승 속에서도 무수익 전통적 안전 자산인 금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비트코인과 같은 가치 저장 자산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코인데스크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