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1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옵션 시장에서는 이런 목표 달성 가능성을 10% 이하로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인데스크는 25일(현지 시간) 데리빗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12월 말까지 10만 달러를 넘을 확률은 9.58%로 책정됐다고 ‘데리빗 메트릭스’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했다.
옵션은 정해진 가격에 기저 자산을 매수 또는 매도할 권리를 제공하는 파생 상품이다. 콜 옵션은 매수할 권리를 부여해 상승 베팅을 의미하며, 풋 옵션은 하락에 대비해 보호 기능을 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2분기와 3분기의 공급 과잉 우려를 벗어나 상승세에 진입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내 10만 달러 도달 가능성이 10% 이하라는 분석은 비트코인 황소(강세론자)들에는 당혹감을 안겨주는 수치일 수 있다고 코인데스크는 지적했다. 비트코인의 최근 상승 배경에는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시장 참여자들이 단기적으로 큰 가격 변화를 예상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비트코인의 안정적인 내재 변동성과 일치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데리빗의 비트코인 30일 내재 변동성 지수(DVOL)는 3개월 동안 50 ~ 60% 범위에서 유지되며,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반영한다. 이는 올 3월에 기록된 연간 최고치 85%보다 상당히 낮은 수치다.
옵션이 암시하는 확률은 블록-숄즈(Block-Scholes) 모델 또는 현재의 현물 시장 가격, 행사 가격, 만기까지 남은 시간, 변동성, 무위험 금리 등 변수들을 고려한 다른 가격 모델을 사용해 계산된다. 옵션 암시 확률은 내재 변동성과 플러스 상관관계를 가지며, 변동성이 클수록 비트코인이 특정 가격에 도달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여러 트레이더들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약 8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옵션 시장, 연말까지 22% 양방향 변동성 예상 … 최대 82K까지 상승
옵션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약 22%의 양방향 가격 변동성을 예상한다. 이는 비트코인이 8만 달러 위, 최대 8만2000 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암호화폐 금융 플랫폼 블로핀의 그리핀 아던 옵션 트레이딩 책임자는 “12월 27일 만기 BTC 등가격(at-the-money) 옵션의 내재 변동성은 54%로, 이는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22% 이상 상승해 약 8만2000 달러까지 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다만, 변동성은 양방향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옵션 시장의 확률은 시장 상황에 따라 빠르게 변동할 수 있다. 이는 내재 변동성이 급등하고 비트코인이 새로운 최고가를 수립할 경우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10만 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11월 5일 실시될 미국 대선 결과는 디지털 자산 업계에 중대한 규제적 영향을 미치며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 현재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 카말라 해리스에 앞서 있는 상황이다. 대선 결과는 11월 8일 발표된다.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등록된 디지털 자산 자문사 투 프라임(Two Prime)의 CEO 알렉산더 블룸은 “해리스 또는 트럼프의 승리가 완전히 시장에 반영된 것은 아니며,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큰 변동성에 대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FDA(식품의약청)가 새 약품을 승인할 경우 그날 생명공학 주식이 급등하거나 폭락하는 모습과 비슷하다”면서 “이런 날에는 보통 큰 변동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은 이어 해리스의 승리는 적어도 당분간은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며 그것은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하는 트레이더들이 레버리지 베팅을 청산, 비트코인 시장에 하락성 변동성을 주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시간 25일 오전 9시 19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6만8100 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저녁 6만8798.96 달러까지 반등한 뒤 오름폭을 일부 반납했다. 비트코인은 3월 14일 7만3750.07 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조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