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올해 3분기 0.1%라는 예상 밖 성장률 쇼크로 저성장 고착 우려가 높아지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가 이르면 11월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집값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과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에 따른 고환율까지 마냥 내리기만 쉽지 않은 상황에 한은의 금리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우리나라의 3분기 실질GDP(속보치)는 전기 대비 0.1% 증가했다. 2분기 역성장(-0.2%)에서 플러스 반전했지만 한은의 3분기 전망치인 0.5%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분기별 GDP 성장률은 2022년 4분기 -0.5%를 기록해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지난해 1분기 0.4%로 플러스 반등했다. 그러다 올해 1분기에는 1.3%로 깜짝 성장을 거둔 후 2분기에는 -0.2%로 마이너스 전환한 바 있다.
우려됐던 내수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이 삐걱대며 쇼크를 안겼다. 3분기 수출은 전기 대비 0.4% 감소해 2022년 4분기(-2.5%) 감소 이후 첫 마이너스를 보이며 내려앉았다.
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수출 빨간불에 내수 회복을 통한 경기 부양이 더 시급해졌다는 점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은은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38개월 만에 긴축 기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통화 완화에도 경제 회복 지연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타이밍을 놓쳤다는 ‘금리 실기론’이 불거진 바 있다.
무디스의 자회사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11월에는 기준금리 인하는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봤다.
3분기 실적 쇼크에 한은의 금리 인하가 속도를 낼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말 한은의 금리 전망을 기존 2.75%에서 2.50%로 조정한다”면서 “내년 3분기 초까지 분기당 1회꼴로 인하 사이클을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하회했다는 점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5%와 2.2%에서 2.3%와 2.0%로 조정한다”면서 “한은의 금리 전망은 내년 1월과 4월, 7월 세 차례에 결처 각각 0.25%포인트 인하”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확실히 안정되지 못하는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했다는 점은 추가 인하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지연 기대에 따라 1380원대서 등락하는 고환율도 한은의 금리 고민을 깊게 한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 24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설명회에서 “한번의 금리 인하로 내수에 영향이 가는게 아니라 시차가 있어 내수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면서 “추가 인하는 여러 여건을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가 침체됐고, 반도체 수출도 약해지며 2% 중반 연간 성장률 달성은 어려워졌다”면서 “그럼에도 가계부채와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에 따른 고환율 등에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가 제약됐다”고 우려했다.
iM증권도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 시기로 1월을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반등 재료가 부재하다는 측면에서 추가 금리 인하 명분이 커졌지만,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할 때 한은의 1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아직 낮아 보인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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