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진형 기자] 1만2032가구로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올파포) 입주가 다음 달부터 시작되지만 주변 전셋값이 오히려 오르며 ‘입주장 효과’가 무색하다는 말이 나온다.
26일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전세 매물은 1865건(25일 기준), 월세 매물은 994건으로 전월세 매물을 합쳐도 전체 가구 수의 23.8%에 그쳤다.
보통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전체 가구의 절반 가량은 전세 매물로 나오고, 이에 따라 주변 전셋값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올파포의 경우 대단지가 무색하게 전세 공급량이 많지 않은 셈이다.
전세가격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 단지 전세 호가의 경우 전용면적 84㎡는 8억5000만원에서 11억원대, 전용 59㎡는 7억원에서 9억원대로 나타났다.
여기에 2년6개월이나 2년10개월로 계약해 계약갱신청구권(2+2) 사용이 제한되는 일반 분양에 비해 최대 4년 거주가 가능한 조합원 매물은 2000~3000만원가량 높은 가격이 붙는다는 게 이 지역 부동산의 설명이다.
둔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가격이 많이 올라서 지금은 8억원짜리는 거의 없고 그다음이 8억6000만원 정도”라며 “신축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오르다 보니 올파포가 아니어도 신축 전세는 7~8억원 밑으로는 아예 없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실제 올파포 매매가격은 최근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전용 84㎡ 입주권의 경우 2022년 12월 분양 당시보다 10억원 이상 오른 24억원에 지난 8월 거래됐다. 전용 134㎡는 지난 17일 33억7200만여원에 손바뀜했다.
준공 5년 이내 신축을 선호하는 ‘얼죽신’ 현상도 전셋값 오름세에 한몫하고 있다.
강동구도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올랐다. 2019년 입주한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 전세가격은 올해 초 8억7000만원에서 지난달 9억2000만원으로 5000만원 올랐고, 2020년 입주한 ‘고덕아르테온’ 전용 84㎡ 전세도 10월 8억2000만원으로 올해 초보다 4000만원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업계에서는 ‘헬리오시티’ 입주장이 나타났던 2018년과는 전세시장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올파포에 버금가는 9510가구 매머드급 물량이 공급되며 매매가와 전셋값이 모두 하락한 바 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헬리오시티 때는 불경기라 입주 전에 서울 지방 할 것 없이 가격이 다 떨어졌다면 올파포는 오히려 가격이 오르고 있다. 잠실이나 주변 구축 아파트에서 갈아타려는 수요까지 겹쳤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오르면 올랐지 기다린다고 가격이 떨어질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실거주 의무도 전세매물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는 “실거주 의무가 유예되긴 했지만 안전하게 3년을 채우고 가려는 집주인들도 많다”며 “그렇다 보니 나오는 물건 자체가 적어서 전세 매물은 나오는 대로 소진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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