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창환 기자]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무역 제한의 증가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부활하고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라가르드는 국제통화기금(IMF) 연례 회의에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녀는 “국제 협력은 단순히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필수적”이라며, “안보와 공급망 회복력에 대한 우려가 보호무역주의의 소용돌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라가르드는 무역 장벽이 증가하면 수입 재료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비용이 증가하고 공급업체 풀(pool)이 좁아져 모든 것이 더 비싸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관리할 때 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글로벌 무역 장벽은 신뢰 감소로 인해 조용히 증가해왔다. 주요 국가들은 반도체 같은 중요품에 대해 외교적으로 긴장 관계에 있는 국가들에 의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러한 문제들이 더욱 쌓이고 있다.
ECB 경제학자들은 국가들이 ‘전략 제품’에 대한 장벽을 세우기 시작하면 전 세계 GDP 손실이 6%에 이를 수 있다고 계산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완전한 분리(decoupling) 상황에서는 그 수치가 9%까지 급증할 수 있다.
라가르드의 이번 경고는 우연이 아니다. 미국 대선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중국과 다른 국가들에 대한 관세를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선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그가 당선되면 유로존의 이미 약화된 국내 수요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고, 특히 내년 미국으로의 수출에 관세가 부과되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ECB 금리 인하 문제로 어려운 선택 직면
ECB는 인플레이션 문제와 씨름 중이다. 10월에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연속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상쇄하고 경제 전망을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 중 하나다.
9월 인플레이션은 1.7%로, ECB의 목표인 2%를 훨씬 밑돌았고, 8월의 2.2%에서 크게 하락했다. 포르투갈 중앙은행의 마리오 센테노 총재는 “사실 9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매우 낮았고,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낮았다”고 말했다.
센테노는 신중한 낙관론을 보이면서도 더 큰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후에는 들어오는 데이터를 봐야 한다”며, 데이터가 뒷받침한다면 12월에 50bp(베이시스 포인트) 인하가 고려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네덜란드 ECB 이사회 멤버인 클라스 크놋도 이 의견에 동의했다. “반 포인트 금리 인하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는 경기 둔화를 가리키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크놋은 ECB가 내년에 2%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밝혔다. 그는 ECB가 경제를 자극하거나 둔화시키지 않는 중립적 금리로 점차 발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향후 진행 방향에 대한 분열된 견해
그러나 ECB 이사회 내에서는 의견이 분열돼 있다. 일부 이사들은 급격한 금리 인하에 단호히 반대한다. 불확실한 시기에 위험한 행보로 보고 있다. 크놋은 현재의 접근 방식을 “회의별, 데이터 의존적”으로 묘사하며, 이 접근 방식이 그들에게 잘 맞아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장 기대에 대해 “과도하다”고 지적하며, 약한 구매 관리자 지수(PMI)와 소비 수치로 인해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많아졌다고 언급했다.
리투아니아 ECB 이사인 게디미나스 심쿠스는 큰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우리는 통화 정책 완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큰폭의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는 “데이터에서 예상치 못한 나쁜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한 근거가 없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인 요아힘 나겔은 미래 금리 인하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매우 불확실한 환경에 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데이터를 기다린 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ECB 내부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세 명의 고위 관계자들은 중요한 12월 회의를 앞두고 시장의 추측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주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들은 ECB가 신중하고 데이터 중심의 접근 방식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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