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과거 대부분 미국 대선은 본투표 다음날 정도엔 승패가 드러났다. 다만 짧게는 수일, 길게는 한달 넘게까지 결론이 지연된 경우도 존재한다.
역대 어느선거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이번 대선도 본투표 이후 곧바로 승자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장담키 어렵다.
내달 5일(현지시각) 치러지는 미 대선은 각주별로 배정된 선거인단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다. ‘매직넘버’인 270명을 먼저 확보하는 사람이 승자다.
◆주별로 개표 시간·방식 달라…결과에도 시차
승패를 위해서는 주별 선거결과가 나와야하는데, 주별로 규정이 상이하다보니 투표 결과도 일거에 나오지는 않는다.
수도 워싱턴DC나 최대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나 등은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또 다른 경합주인 조지아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노스캐롤라이나는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투표소가 열려있다.
시차도 고려대상이다. 뉴욕 등이 위치한 미국 동부를 기준으로 알래스카는 4시간, 하와이는 6시간이 느리다. 어떤 지역은 개표가 시작돼 일부 결과가 나오는데, 또 어떤 지역은 여전히 투표가 진행 중인 상황이 연출된다.
개표방식도 주별로 상이하다. 사전투표 집계를 일찍이 비공개로 허용하는 곳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는 곳도 있다. 특히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은 본투표 전에 우편투표 등을 집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 선거 다음날 결론…2020년·2000년 예외
그럼에도 과거 대부분 선거는 다음날이면 승패가 드러났다.
이번 대선과 유사점이 많은 2016년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바로 다음날 패배를 인정했다. 2012년에도 선거 바로 다음날 밋 롬니 당시 공화당 후보가 패배를 수용했고, 2008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역시 빠르게 패배를 시인했다.
이러한 점에 비춰보면, 이번 대선 역시 치열하긴 하지만 다음날 정도엔 승패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후보자가 패배를 승복하는지는 다른 문제다.
문제는 과거에도 예외적으로 승자 판명이 길어진 경우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당장 2020년 대선 때는 본투표 나흘이 지나서야 승패가 판가름났다.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집계결과가 다소 늦게나오면서 유권자들은 누가 승리할지 모른채 며칠을 더 기다려야 했다. 결론적으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승리로 선거인단 273명을 확보하며 승리를 선언했다.
2000년 대선 때는 무려 35일 동안 대선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1차로 민주당의 엘 고어 후보는 불과 1784표 차이로 플로리다주를 내주면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패했다.
재검표 끝에 537표차이로 격차가 줄어들자, 플로리다 주대법원 결정으로 전면 수개표가 진행됐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이를 중단하면서 부시 후보가 당선이 확정됐다.
◆2000년 되풀이 땐 대혼란…296대 296 동률 가능성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020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있다.
당시 집계가 지연된 주된 이유는 코로나 사태로 우편투표 비중이 급속도로 늘어났음에도 이를 처리할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대다수 지역에서 처리 속도가 늘어나 개표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2000년 대선처럼 특정 경합주에서 매우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갈리고, 해당 경합주가 승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친다면 혼란이 예상된다. 승자가 누가될지 알지못한채 재검표와 지리한 법정싸움이 진행된 후에야 승자가 결론난다.
마찬가지로 확률은 높지 않지만,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똑같이 29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경우의 수도 있다. 이 경우 양측이 동률을 이뤘는지 재차 확인하는 과정이 이뤄지며, 무승부가 확인되면 내년 1월 의회가 결론낸다.
ABC에 따르면 미 하원이 동률을 이룬 후보자 중에서 대통령을 선택한다. 435명 전체 의원이 한표씩을 행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50개주가 각각 1표씩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이는 인구에 비례한 방식이 아닌데다, 공화당에 유리한 구조라 실제 실행되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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