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전통 금융 자금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해당 자금이 주로 비트코인(BTC)으로 집중됨에 따라 비트코인과 전체 가상자산의 연동성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웹3 컨설팅 기업 디스프레드의 리서치 전담 조직 ‘디스프레드 리서치’가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가격 간 양극화가 심화된 원인을 조명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알트코인의 상승세는 부진한 반면 비트코인과 밈 코인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프레드는 올해 비트코인 도미넌스와 이더리움(ETH) 도미넌스가 상반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도미넌스는 개별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이 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보고서는 “올해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꾸준히 상승해 지난 9일 기준 57%에 도달한 반면, 이더리움 도미넌스는 지난 8월 이후 15% 미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며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전체 가상시장 규모는 다소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이더리움은 올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비트코인은 5만9500달러(약 8232만원)에서 25일 6만7700달러(약 9367만원)로 13.8% 상승했지만, 이더리움은 동기간 2353달러(약 326만원)에서 2502달러(약 346만원)로 6.3% 상승하며 비트코인 상승세에 비해 절반도 못 미치게 나타났다.
리서치팀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이런 양상이 두드러졌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가상자산 시장은 전통 자본의 노출도가 심화되고 있다.
리서치팀은 이에 대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이러한 양상이 보이고 있는데 이런 경향을 보이는 원인은 시장 참여자의 자산 혹은 섹터의 선호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밈코인, 선호 현상 뚜렷
섹터에 대한 선호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보고서는 밈코인을 들었다. 디스프레드는 “중앙화 거래소에 상장된 자산보다 탈중앙화 거래소에 상장된 시총이 작은 밈 코인을 거래하려는 수요 증대를 들 수 있다”며 “더블록(The Block)의 탈중앙화 거래소 대비 중앙화 거래소 거래량에 따르면 이번달 기준 탈중앙화 거래소 거래량이 14%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에 기록한 7.9% 거래량과 비교하면 탈중앙화 거래소에서의 거래 수요가 8개월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밈 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시장에는 밈 코인의 새로운 분류 기준이 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특정 동물, 캐릭터, 현상 등 이미지를 밈(meme)으로 표현한 것을 ‘정적인 밈(Static meme)’, 자율성 및 지각을 지닌 인공지능(AI)에 의해 탄생한 ‘지각하는 밈(Sentient meme)’으로 분류된다. 리서치팀은 “AI 기반 밈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지각하는 밈’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라며 “정적인 밈에만 국한된 밈 코인 시장을 확장할지 새로운 활로가 될지 혹은 단순 내러티브 순환에 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화 디스프레드 리서치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의 우세 여론 확산과 거시 경제 환경 개선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훈풍이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이전 대세 상승장과 달리 비트코인 및 탈중앙화 거래소의 소수 밈 코인에 그 영향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대세 상승장과 비교해 현재 시장의 패턴이 바뀐 것인지 혹은 아직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지 않아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인지, 대선 이후의 가상자산 시장 변화 모습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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