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암호화폐 기반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이 워시 트레이딩으로 인한 조작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고 30일(현지시간) 포춘이 보도했다.
워시 트레이딩은 동일 인물이 동일한 거래의 매도자와 매수자로 나서 인위적으로 거래량을 부풀리는 조작 행위로, 전통 금융(TradFi)에서는 금지되어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카오스 랩스(Chaos Labs)와 인카 디지털(Inca Digital)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폴리마켓의 전체 거래 중 약 3분의 1이 워시 트레이딩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포춘은 이러한 워시 트레이딩이 다가오는 미국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폴리마켓이 자체 토큰을 발행할 가능성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에어드롭 파밍(airdrop farming)을 위해 워시 트레이딩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는 활성 사용자가 토큰 보상을 받기 위해 거래량을 의도적으로 증가시키는 방식이다.
유명한 암호화폐 투자자 닉 카터는 이번 의혹에 대해 에어드롭 파밍이 주요 동기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언급했다.
폴리마켓은 현재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반복적인 매매를 제한하지 않으며, 이러한 점이 워시 트레이딩을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예측 시장 베테랑인 플립 피도(Flip Pidot)는 카오스 랩스와 인카의 연구 자료를 직접 보지 않고는 이번 의혹을 확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포춘이 폴리마켓의 거래량 계산 방식을 ‘이례적’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는 반박했다. 피도에 따르면, 폴리마켓은 거래량을 명목 가치(즉, 지불 가치)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으며, 이는 예측 시장 및 선물 시장에서 일반적인 방식이다.
이번 워시 트레이딩 의혹은 약 일주일 전 언론에서 크게 보도된 다른 의혹과는 차이가 있다. 이전에는 ‘고래’ 트레이더가 폴리마켓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 확률을 의도적으로 높이려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 주장에 회의적이었다.
폴리마켓은 트럼프의 매수 포지션을 보유한 일부 대형 계정이 동일한 프랑스 국적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확인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들의 거래 패턴이 전략적 매수에 가까워 인위적인 가격 조작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