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미국 재무부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을 우려하고 있으며, 민간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은 결국 정부가 지원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일(현지 시간) 디크립트에 따르면 재무부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재무부 관리국에서 준비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1800년대 후반 민간이 발행한 ‘와일드캣’ 통화가 정부 지원 중앙 통화로 대체된 것과 유사하게, CBDC가 스테이블코인을 대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2024년 4분기 재정 상태에 관한 132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을 78 번 언급할 정도로 비중 있게 다뤘다.
테더(Tether)와 서클(Circle)과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미국 재무부 채권인 국채(T-bills)를 상당히 매입했다는 점도 강조됐다.
재무부는 약 1200억 달러 상당의 국채가 스테이블코인 담보로 매입되었음을 추정했으며, 이 중 약 810억 달러는 USDT 스테이블코인을 운영하는 테더가 구매한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옹호자들은 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채 수요를 증가시켜 달러의 강세를 돕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재무부는 이를 확신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는 최근 몇 년 간 발생한 스테이블코인 탈고정 또는 붕괴의 “흔한 사례”에 집중했다. 재무부는 이런 상황이 스테이블코인 산업과 국채의 연계성이 점점 커질 경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산업에 있어 중요한 구성 요소다. 일정한 가치를 유지함으로써, 암호화폐 거래자들은 미 달러와 같은 명목 화폐를 사용하지 않고도 거래를 할 수 있다. 또한, 달러 확보가 어려운 시장에서 달러 대용으로 사용된다.
재무부는 전체 암호화폐 거래의 80% 이상이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다고 추정했다. 테더의 USDT는 지난 24시간 동안 거래량이 530억 달러에 달하며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암호화폐다.
재무부는 스테이블코인과 전통 금융 시장의 연계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테더와 같은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붕괴는 미 재무부 채권 보유의 ‘투매’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국채 시장에서 작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운행으로 인한 투매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나서서 민간의 스테이블코인을 결국 연방 준비은행이 발행하는 CBDC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2년간 CBDC는 미국 정치에서 큰 논란이 되었으며, 공화당 의원들은 이를 ‘빅브라더의 디지털 달러’ 라 비난하며 개발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올해 재선 캠페인을 벌이면서 CBDC를 비판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은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계획이다.
트럼프와 그의 사업 파트너들은 오랫동안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국채 구매를 촉진하고, 결국 전 세계적으로 미 달러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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