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제이 기자]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율 함께 동반 하락 중이다. ‘크립토 대통령'(crypto president)을 자처하며 가상자산 투자자 표심을 이끌었던 만큼, 그의 지지율이 내려가자 시장도 약세하는 것으로 보인다.
4일 오전 8시45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9시 보다 1.35%(131만1000원) 하락한 9589만4000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 이더리움은 1.97% 내린 342만7000원에 거래됐다. 도지코인은 211.6원, 리플은 701.4원으로 각각 5.32%, 1.93% 내렸다.
글로벌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각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64% 내린 6만8780달러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내림세다.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1.25% 내린 2457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코인 시장에서 상위 10개 가상자산들 중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와 USD코인(USDC)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 중이다.
특히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와 관련된 밈코인 도지의 하락폭이 눈에 뛴다. 도지코인(DOGE)은 지난달 30일 0.178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불확실성 확대와 함께 낙폭을 키우는 중이다. 도지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11% 내려 0.152달러로 집계됐다.
이번 대선 유세 기간에는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 자신이 맡을 행정부 부서명을 ‘정부 효율성 부서(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 부서 이름의 약자가 ‘D.O.G.E’ 로 도지코인(DOGE)과 같다.
이날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는 트럼프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탓으로 읽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7대 경합주의 투표의향 유권자를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카멀라 부통령은 네바다에서 49%의 지지율을 받아 3%포인트(p) 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돌렸다.
노스캐롤라이나(48%)와 위스콘신(49%)에서는 2%p차로, 조지아(48%)에서는 1%p 차로 각각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우위였다. 펜실베이니아(48% 대 48%)와 미시간(47% 대 47%)은 동률이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49% 대 45%) 1곳에서만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는 이날 기준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확률은 33%에서 46%로 상승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확률은 지난달 29일 67%에서 이날 54%로 하락했다.
한편, 다만 가상자산 투자 분위기 전반은 아직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74점(탐욕)을 나타냈다. 이는 전날보다 2점 오른 수준이며, 지난주와는 같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달(41점) 보다는 33점이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 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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