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는 글로벌 웹3 전문 리서치 기관 <타이거리서치>의 주간 보고서를 기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제공합니다. 이번 기사는 오는 5일 오후 10시 타이거리서치에서 공개하는 ‘월드 네트워크: 대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성을 어떻게 증명될 것인가’ 보고서의 내용을 다뤘습니다. 블록미디어는 디지털 경제의 미래를 함께 그려갑니다.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챗GPT를 필두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부상하며 컴퓨터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AI로 생성된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온라인에서 인간과 AI를 구별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4일 구글 트렌드(Google Trend)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전 세계적으로 AI에 대한 관심도는 94에 달했다. 구글 트렌드의 관심도 추이(Interest over time)는 특정 기간 사람들이 해당 검색어를 얼마나 많이 검색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100에 가까울수록 해당 검색어가 그 기간 가장 인기가 높았다는 걸 의미한다.
이처럼 AI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AI는 점점 더 많은 생활 영역에 침투하고 있다.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콘텐츠의 57%가 AI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처럼 대량으로 생성된 콘텐츠는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이커머스 분야에서는 ‘가짜 리뷰’를 생성해 신뢰성을 훼손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
더블베리파이(DoubleVerify) 연구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AI로 생성된 가짜 리뷰가 포함된 앱의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심지어 아마존 등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인간과 AI를 구별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타이거리서치는 ‘월드 네트워크: 대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성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라는 보고서에서 “과거 인터넷 기술의 등장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이 중요한 과제가 됐듯, 앞으로는 디지털 환경에서 실제 인간을 구별하는 것이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며 “현재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그 사례 중 하나가 월드 네트워크(월드코인)”라고 설명했다.
조윤성 타이거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이커머스 분야에서 리뷰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AI 기술로 가짜 리뷰의 생성 속도와 품질이 향상돼 구별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며 “이것이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해결이 시급한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현재 가짜 리뷰 문제를 사후 처리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월드 아이디를 활용하면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며 “실제 사용자들만 리뷰를 작성하게 함으로써 AI가 자동으로 생성하는 가짜 리뷰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이는 구매자들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홍채 활용해 개인 구별 가능”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월드 네트워크(World Network)는 사용자의 홍채(Iris) 정보를 수집해 활용한다. 홍채 정보는 개인 간 변별력이 높고 신뢰성이 뛰어나, 실제 사용자를 인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타이거리서치는 “홍채는 일란성 쌍둥이조차 다른 패턴을 가질 정도로 고유성이 뛰어나다”며 “지문이나 얼굴 형태에 비해 시간이 지나도 변화가 적어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월드네트워크는 홍채 이미지를 직접 저장하지 않고, 이를 바탕으로 더 적은 데이터를 포함하는 홍채 코드(Iris Code)를 생성한다. 홍채 코드는 SMPC(Secure Multi-Party Computation) 기술을 통해 여러 조각으로 분할돼 익명화된 형태로 저장된다. 해당 조각들은 미국, 독일 등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분산 저장되며, 각 기관은 자신이 보관하는 조각에만 접근할 수 있다.
타이거 리서치는 “앞으로 더 많은 대학과 비영리 기관이 추가됨에 따라 데이터의 익명성과 보안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사용자는 인증된 월드 아이디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 실제 인간임을 증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월드 네트워크는 ‘오브(Orb)’라는 홍채 인식 장치를 활용한다. 사용자는 월드 앱(World App)에서 아이디를 생성한 후, QR 코드를 통해 오브(Orb)에 연결된다. 이후 사용자가 오브를 통해 홍채를 스캔하면 홍채 코드가 생성된다. 이 때 코드는 저장되지만 홍채 이미지는 오브에서 삭제된다.
다만, 보고서는 “월드 아이디 인증 과정에서 해당 이미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미지가 사용자 스마트폰에서 제공된 공개 키로 암호화되어 전송된다”며 “이는 사용자의 개인 키로만 해독할 수 있어 사용자의 완전한 통제 아래 안전하게 보관된다”고 설명했다.
# 검증을 너머 신원인증까지
월드 아이디는 현재 160개국 약 700만명 이상의 인증된 사용자를 보유하며 쇼피파이(Shopify), 텔레그램(Telegram), 레딧(Reddit) 등 주요 서비스에 도입됐다. 사용자는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정부 발행 신분증을 월드 아이디와 연결해 필요한 경우 나이, 국적 등 특정 정보를 선택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 월드 아이디가 신원 정보와 결합해 디지털 신원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타이거리서치는 월드 아이디가 블록체인과 영지식 증명 기술을 활용해 개인 신원을 연동하더라도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성인 인증이 필요한 서비스에서 사용자의 생년월일을 공개하지 않고도 ‘성인’임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윤성 연구원은 “월드 네트워크는 홍채 코드를 직접적으로 사용자 인증에 사용하지 않고, 대신 월드 아이디를 활용한다”며 “월드 아이디는 영지식 증명 기술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자신의 신원이나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도 인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월드 아이디는 AI 발전으로 인한 다계정 생성, 딥페이크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고도화됨에 따라 봇 계정의 콘텐츠 생성이 더 정교해지고 비용이 낮아지면서, 현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X(옛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X의 가짜·스팸 계정 비율이 전체 약 20%에 달한다”며 “이러한 계정들은 여론 조작, 사기성 광고, 스팸 유포 등으로 플랫폼의 신뢰도를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거리서치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월드 아이디는 생체 인증 기반의 신원 확인 시스템을 통해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존 신원 확인 방식으로는 방지하기 어려운 딥페이크 문제에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월드 네트워크는 지난달 ‘월드 아이디 딥 페이스(World ID Deep Face)’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능은 화상 회의나 영상 스트리밍 환경에서 실제 사람과 소통 여부를 검증해 딥페이크 위험을 방지하도록 설계됐다. 화상 환경에서 실제 사람인지를 검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AI 시대에 높은 활용성이 예상됨에도 월드 아이디는 여전히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 △생체 정보 활용에 대한 거부감 △월드 아이디의 악용 사례 발생 가능성 △오브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 문제 등이 그 예다.
조윤성 연구원은 “월드네트워크는 여전히 낮은 사회적 수용성, 악용 사례, 규제 대응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으며, 글로벌 인구 대상의 홍채 인증을 위해 오브의 생산 효율화도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문제들을 월드네트워크가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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