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전 세계 리플(XRP) 시가총액 중 국내 비중이 약 16%까지 커지면서 한국인의 리플 사랑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5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2024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원화 거래소의 리플 시가총액은 5조8800억원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리플의 전 세계 시가총액은 37조원으로, 국내 시가총액이 약 16%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금융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원화 거래소와 해외 가상자산 시장의 시가총액 구성도 다소 차이를 보였다. 비트코인(BTC)은 세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전체 시가총액의 약 54.4%를 기록했다. 이어 이더리움(ETH)이 18.2%를 차지해, 두 자산의 시가총액이 전체의 70%를 넘어섰다.
반면 원화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가총액 비율이 각각 37.3%와 11.1%로 감소했다. 감소한 비율을 리플(XRP)이 메우며, 국내 원화 거래소에서 리플은 전체 시가총액의 10.6%를 기록해 이더리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리플은 지난 2017년 한국의 가상자산 투자 열풍 속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시기 업비트와 빗썸이 각각 리플을 상장하며, 국내 투자자들에게 더욱 접근성이 높아졌다. 당시 리플은 12월 한 달 동안 8배 넘는 가격 성장을 기록하며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욱 끌었고, 그 결과 많은 한국 투자자들이 리플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당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이미 상당히 높아져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더 많은 코인을 보유할 수 있었던 리플이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리플의 가격 상승은 이후 지속되지 못했다. 2달러 근처까지 올랐던 리플은 2018년부터 하락세를 보였고, 이후 당시 전고점을 현재까지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 시기에 투자한 이들은 손실을 떠안고 매도했거나 여전히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사 결과는 손실에 놓인 한국 투자자들 여전히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투자자들은 손실 상황에서도 리플이 다음 가상자산 현물 ETF로 언급되는 등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여전히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리플은 1세대 코인으로, 한국 초기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한 코인”이라며 “리플은 일본 SBI 은행과 합작사를 설립해 아시아 내에서 다양한 시도를 이어오고 있기에 투자자들이 리플을 믿고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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