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박현재]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 ‘동기 컴포저빌리티(Synchronous Composability)’의 유용성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동기 컴포저빌리티는 여러 체인 간 상호작용을 한순간에 처리해 사용자 경험을 단순화하는 기술로, 롤업(Roll-up) 간 자산 전송이나 디앱(dApp) 간 상호작용 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이 기술이 과연 현재의 블록체인 환경에서 필수적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동기 컴포저빌리티를 “과대평가된 개념”이라 지적하면서, 비동기적 접근이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블록체인 프로토콜 업체 타이코(Taiko)는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동기 컴포저빌리티의 유용성과 문제점을 심도 있게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is synchronous composability overrated?
join us this Thursday to discuss with @VitalikButerin (@ethereum), @protolambda (@Optimism), @Brechtpd (@gwyneth_taiko), and @benafisch (@EspressoSys). ↴
moderated by @arixoneth and @umedeyay. 👓
— Taiko Gwyneth 🌸 (@gwyneth_taiko) October 29, 2024
# 동기 vs 비동기 컴포저빌리티: 무엇이 다른가?
타이코의 커뮤니티 대표인 에릭슨은 이번 토론에서 동기 컴포저빌리티를 “여러 체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중간 단계 없이 곧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비동기 방식은 거래와 데이터가 각기 다른 시간에 처리되므로 중간 단계가 생긴다. 현재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사용되는 스마트 계약은 동기적으로 처리돼, 하나의 계약이 다른 계약을 호출하고 바로 결과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롤업 구조에서는 비동기 방식이 주로 사용되며, 자산 이동 등에서 지연 시간이 발생한다.
타이코 엔지니어 브레흐트 데보스는 “동기 컴포저빌리티는 이더리움 메인넷처럼 각 스마트 계약이 서로 연동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특히 사용자가 여러 체인에서 하나의 자산으로 거래할 때 매끄러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비동기 컴포저빌리티는 각 체인이 독립적으로 작동해 유연성이 있지만, 그만큼 상호작용 속도에서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에스프레소 시스템(Espresso Systems)의 벤 피쉬는 비동기적 접근이 현실적으로 충분히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비동기 방식에서도 대부분의 사용사례를 처리할 수 있으며, 대규모 유동성을 분산시키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동기 컴포저빌리티가 여러 체인에 걸친 거래를 빠르게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 복잡한 프로토콜과 더 높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 비탈릭의 반론: 동기 컴포저빌리티는 과대평가된 개념
비탈릭 부테린은 동기 컴포저빌리티의 필요성을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동기 컴포저빌리티를 통해 제공되는 경험을 비동기적 접근만으로도 충분히 재현할 수 있다”며 과도한 기술적 복잡성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ERC-7683과 같은 표준을 통해 롤업 간 자산을 이동할 수 있고, 현재 비동기적 방식으로도 롤업 간 자산 이동이 몇 초 내에 완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용자가 단일 체인에서 거래하는 것과 거의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동기 컴포저빌리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롤업 체인들이 다양한 표준을 맞추어야 하고, 이는 전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과도한 비용과 복잡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비동기적 접근 방식을 통해 충분히 유연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점진적인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동기 컴포저빌리티가 가져올 수 있는 이점을 상당 부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동기 컴포저빌리티 표준화의 과제, 탈중앙성 훼손 우려
동기 컴포저빌리티가 기술적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이는 표준화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벤 피쉬는 “동기적 컴포저빌리티를 통해 특정 거래를 원활하게 연결하기 위해서는 중앙화된 시퀀서(Sequencer)와 같은 구조가 필요하다”며 “이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특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퀀서가 여러 체인의 거래 순서를 동기화하고 조정하기 때문이다. 피쉬는 중앙화된 시퀀서 구조의 장단점을 살피면서 표준화의 필요성과 이를 위한 업계의 협력을 강조했다.
브레흐트 데보스는 동기 컴포저빌리티를 구현하려면 실시간 검증 시스템과 공유 시퀀서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검증 시스템으로는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으며, 효율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코는 현재 이를 위해 ZK(영지식) 증명 기반의 검증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보안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ZK 증명 기술이 아직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 비동기 컴포저빌리티의 장점과 한계, 유동성 문제 발생 우려도
동기와 비동기적 접근 방식 모두 장단점이 존재한다. 비탈릭 부테린은 비동기 컴포저빌리티가 충분히 효과적이며, 특히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다중 체인에서 자산을 이동하는 경우 사용자에게는 1초 이내의 지연 시간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ERC-7683과 같은 표준이 자리 잡으면, 비동기적 방식으로도 대부분의 거래가 처리 가능하다.
하지만 벤 피쉬는 동기적 방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비동기 컴포저빌리티는 여러 체인 간 유동성을 분산시키는 데 유리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동기 방식이 더 유리할 수 있다”며 “특히 단일 거래로 다중 체인 간 자산을 교환하는 경우, 동기적 접근 방식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NFT(대체 불가능 토큰)처럼 개별 자산의 유통이 필요한 경우, 유동성 기반의 프로토콜을 통해서는 비동기적 접근 방식으로 완벽한 컴포저빌리티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 동기 컴포저블리티, 기술적 발전으로 블록체인 개선 가능해
브레흐트 데보스는 동기 컴포저빌리티가 실제 상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기술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ZK 증명 기술을 통한 실시간 검증이 가능해져야 하며, 이 기술이 점차 개선되면서 동기적 접근 방식도 점차 현실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현재 ZK 증명 기술은 완벽한 실시간 처리를 지원하지 못하지만, 향후 기술 발전을 통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보안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 시스템의 피쉬는 ZK 증명 기술이 완전히 실용화되기 전까지는 비동기적 방식으로 충분히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동기적 접근 방식도 충분히 빠른 속도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대규모 유동성을 분산시키는 데 유리하다”며 “동기적 방식의 장점보다는 비동기 방식의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현재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현실에 더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 동기 컴포저빌리티 현실적 필요성, 롤업 체인 사용자 경험 개선해
이번 토론은 동기 컴포저빌리티의 유용성과 이를 구현하는 데 따르는 비용 및 기술적 문제에 대한 논의로 마무리됐다. 동기 컴포저빌리티는 롤업 체인 간 상호작용을 원활히 하여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기술이다.
그러나 비탈릭 부테린을 비롯한 업계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며, 비용 대비 효율성을 따져 봐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여전히 동기와 비동기적 접근 방식을 둘러싼 기술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논의를 통해 앞으로의 기술 발전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동기적 접근 방식이 상용화될 수 있을 만큼의 기술적 개선이 이루어질지, 아니면 비동기적 방식의 최적화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대안이 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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