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2024년 미국 대선이 어느때보다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예측 시장에서는 대선 결과를 둘러싼 해석과 결산 기준 차이에 대한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폴리마켓(Polymarket)은 현재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승자”(winner) 계약과 함께 결과 해석의 불명확성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결산 방식인 “취임”(inauguration) 계약을 도입했다.
폴리마켓의 기존 “승자” 계약은 주요 언론사인 AP, 폭스 뉴스(Fox News), NBC가 한 명의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확정할 때 결산된다. 다만, 이 세 언론이 같은 후보를 승자로 결정하지 못할 경우에는 2025년 1월 20일 취임식을 기준으로 결산된다.
반면, “취임” 계약은 언론사를 통한 결과 해석을 생략하고, 단순히 1월 20일 대통령 취임자를 기준으로 결산된다. 만약 1월 31일까지 대통령이 취임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두 후보 모두 “아니오”로 결산되어, 관련 보유자는 환급을 받게 된다.
칼시(Kalshi)와 같은 경쟁 예측 시장 역시 취임일 기준으로 결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칼시의 시장 조사 책임자 잭 서치는 “대선 결과에 대한 언론이나 후보 간의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취임한 인물이 공식 대통령으로 인정될 것”이라며 취임일 기준 결산이 고객에게 가장 명확한 기준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결산 방식의 장단점과 복잡성
법률 전문가인 애런 브로건은 “폴리마켓의 결산 방식은 신속하게 결산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시장 참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언론사의 판단이 번복될 가능성도 있어, 결산 후 문제가 생길 경우 법적 논란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칼시는 이를 보완하고자 대기 중인 포지션에 대해 4%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폴리마켓은 UMA라는 탈중앙화 오라클 서비스를 통해 결과를 검증한다. UMA는 논란이 발생할 경우 토큰 보유자들이 이를 투표로 해결하도록 한다.
실제로 UMA는 올해 초 베네수엘라 대선 결과에서 독재자인 니콜라스 마두로가 승리를 주장했음에도 야당 지도자를 승자로 결산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는 예측 시장에서 결산 기준을 둘러싼 복잡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결산 기준에 대한 비판
정치 예측 시장 전문가 플립 피돗은 칼시와 폴리마켓의 결산 기준 모두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피돗은 칼시의 취임 기준이 모호하지는 않으나, 실제 선거 승자를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툭정 후보가 당선됐지만 취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다른 후보가 승자로 결정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은 예측 시장 본래의 취지와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피돗은 대선 이후 1월 6일 미국 의회에서의 선거인단 인증 절차가 선거 승자를 확정짓는 가장 명확한 기준이라며, 결산 기준을 이 시점에 맞추는 것이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