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워싱턴=뉴시스] 김난영 기자, 이윤희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가 선거운동 마지막 날 1800㎞에 이르는 유세 대장정을 펼쳤다. 그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4년을 ‘재앙’으로 규정하며 심판론을 내세웠다.
◆선벨트·러스트벨트 훑으며 심판론…”해리스는 재앙”
4일(현지시각) 트럼프 후보의 유세 일정은 선벨트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시작해 러스트벨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동선으로 짜였다. 이동 거리만 무려 1108마일(약 1783㎞)에 달한다.
이들 세 주는 모두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격전지로, 트럼프 후보와 해리스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이내 접전 중이다. 선거운동 막날인 이날 경합주 집중 유세는 이 지역에서 막판 상승세를 타기 위함이다.
트럼프 후보는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서 “오늘은 여정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이라며 유세를 시작했다. 이번 대선 여정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하려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내일 여러분들은 해리스에게 ‘당신들은 충분히 했다. 더는 참을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라며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심판론을 제기했다. 투표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를 해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들른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도 그는 “해리스는 재앙”이라고 규정한 뒤 “모두들 4년 전보다 나아졌나”라고 물었다. 지난 4년간 미국이 재앙적 실패와 배신, 굴욕을 겪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내가 집권하면 美황금기…임금 오르고 모두에게 기회”
트럼프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해리스는 물가를 치솟게 해 가정에 경제적 괴로움을 안겼고, 해외에서는 전쟁의 혼란을, 남부 국경에서는 국가적 침공을 일으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이어 “우리는 이렇게 살 필요가 없다”라며 “그럴 필요도 없고, 그러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모든 것을 겪은 뒤 치르는 “내일의 투표로 미국의 모든 문제를 고칠 것”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집권하면 “세계가 보지 못한 경제적 부흥을 시작할 것”이라고도 단언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을 멈추고 범죄자가 국경을 넘어 침공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아메리칸드림을 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이날을 위해 4년을 기다렸다”라며 “해리스에게 투표하면 끔찍한 실패와 재앙의 4년이 되고 우리나라는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현 행정부의 무능을 지적하며 “해고”를 외치기도 했다.
트럼프 후보는 반면 자신이 집권할 경우 “미국의 황금기”가 될 것이라며 임금 상승과 일자리 확대, 부의 증가를 거론했다. 아울러 자신 행정부하에서 모든 인종과 종교인이 기회를 얻게 되리라고 주장했다.
◆美우선주의·MAGA 재강조…”세계, 미국에 감사해야”
그가 내세워 온 미국 우선주의 기조의 발언도 유세에서 빠지지 않았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피츠버그 유세 중 “우리는 우리가 한 일에 세계가 감사하기를 원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의 집권이 신의 뜻이라는 취지로도 말했다. 지난 7월 펜실베이니아에서 벌어졌던 총기 피격 사건을 시사,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구하기 위해 신이 나를 살렸다고 말한다”라고 발언한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이어 “당신의 도움으로 우리는 (미국을 살리라는) 이 특별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자신 집권으로 세계 평화를 재건하겠다고도 했다.
MAGA 일환의 제조업 부흥도 시사했다. 특히 이날 피츠버그 유세장 연단 뒤편을 지켰던 안전모 차림의 지지자들을 가리켜 “큰 근육을 가진 자들”, “아름답다”라고 했다. 러스트벨트 노동자 표심 직격이다.
트럼프 후보는 “이들은 생산적인 사람들이고, 우리나라가 일하고 가동되게 한다. 그들은 우리나라를 건설했다. 실제 그랬다”라고 했다. 이어 “어리석은 정치인들이 그들을 실망시켰다”라고 민주당을 저격했다.
◆여전히 거친 언사…”해리스, 링에서 타이슨과 붙게 하라”
서슴없는 거친 언행은 이날 유세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유세 중 돌연 취재진을 가리켜 “너무나 많은 가짜뉴스가 저기 있다. 저길 좀 보라”라며 청중들의 비난을 유도했다.
아울러 “(취재를 온 언론인 중) 일부는 사실 괜찮지만, 일부는 전적으로 끔찍하다”라며 “(어쨌건) 와 줘서 고맙다”라고 했다. 그는 전날에는 취재진이 총을 맞아도 상관없다는 식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해리스 후보를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과 싸움 붙이자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타이슨과 해리스 후보가 스파링하는 상황을 가정해 “흥미로울 것(That will be interesting)”이라고 말한 것이다.
해당 발언은 성전환자의 여성 스포츠 경기 참여를 비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여성 유권자 표심을 노린 발언이지만, 여성인 해리스 후보가 타이슨에게 맞는 상황에 ‘흥미’를 거론한 점에서 즉각 비판이 일었다.
해리스 후보 유세를 폄하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해리스 후보 유세장에 비욘세가 올 것이라며 “청중은 두어 개의 곡을 기대하겠지만, 노래는 없을 것이다. ‘돈 내놔. 나 갈 거야’ 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긴 유세 끝에 그는 이날 “나는 돈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투표 외에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라며 “대통령으로서 나는 당신을 위해 싸우겠다”, “카멀라는 (나라를) 망가뜨렸고, 나는 고칠 것”이라고 지지를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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