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의 자리가 위태롭다.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구든, 겐슬러의 교체는 거의 기정사실로 보인다고 5일(현지시간) 코인어피어가 보도했다.
겐슬러는 과거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을 역임한 후 학계에서 존경받던 인물로, 2021년 4월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SEC 의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이후 몇 년간 그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주요 거래소와 프로젝트들을 대상으로 일련의 강력한 집행 조치를 취하며 암호화폐 업계에서 규제 과잉의 상징이자 ‘가상화폐의 적’으로 불리게 됐다.
트럼프, 겐슬러 ‘즉각 해임’ 공언
올해 7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 즉시 겐슬러를 해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트럼프는 또한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규제자들을 임명하고, 암호화폐 정책에 중점을 둔 자문 위원회를 설립하며, 규제 집행 조치를 축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선에서 패하더라도 겐슬러의 퇴진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는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입장을 일부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는 지난 9월 한 후원 행사에서 디지털 자산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며 혁신 기술을 지원하겠다고 언급, 가상화폐 업계에 일말의 기대감을 주었다.
겐슬러 교체 가능성 증가
억만장자 투자자 마크 큐반 역시 해리스와 가까운 관계 속에서 겐슬러의 규제 전략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며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코인텔레그래프에 “겐슬러가 문제의 핵심”이라며 “대중적 지지가 없는 만큼 그의 퇴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아직 해리스는 공식적으로 SEC 의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겐슬러의 지나친 집행 방식에 대한 비판이 늘어나고 있다. 그의 임기는 2026년까지로 예정돼 있으나, 전문가들은 특정 사유를 들어 해임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