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는 글로벌 웹3 전문 리서치 기관 <타이거리서치>의 주간 보고서를 기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제공합니다. 이번 기사는 오는 7일 오후 10시 타이거리서치에서 공개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 총정리: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특징과 원인’ 보고서의 내용을 다뤘습니다. 블록미디어는 디지털 경제의 미래를 함께 그려갑니다.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은 중앙화 거래소를 중심으로 활발히 매수·매도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원화 거래소 일평균 거래액은 6조원에 달하며 지난해 하반기(3조6000억원)보다 67% 증가했다. 특히 지난 1분기에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량에서 원화 거래량이 미국 달러 거래량을 상회하는 기록을 나타냈다.
이처럼 한국 시장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높은 투자 열기를 일으키며 ‘김치 프리미엄(Kimchi Premium)’이라는 독특한 현상을 만들어냈다. 김치 프리미엄은 글로벌 거래소 대비 국내 거래소에서 나타나는 가격 프리미엄을 의미한다.
6일 2시45분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BTC) 가격은 7만4516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1억298만6000원에 거래되며 약 0.91%의 역 프리미엄이 발생했다.
타이거리서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 총정리: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특징과 원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한국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더 저렴해진 이유를 오랜 기간 가상자산 가격 하락으로 매도는 증가하고 매수 심리는 위축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조윤성 타이거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국내 거래소 데이터를 보면, 투자자들의 대기 자금인 원화 예치금은 증가한 반면, 가상자산의 일평균 거래량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이를 통해 한국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간 가격 하락 이후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하자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에 나선 것도 디스카운트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알트코인 보유자 수가 감소한 시기에 김치 프리미엄도 같이 하락하며 디스카운트로 전환된 것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 김치 프리미엄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또 다른 이유로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를 더 많이 이용하면서 거래량이 분산된 점을 꼽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김치 프리미엄이 5% 이상이었던 날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약 5.6배에 달했으며, 많은 국내 투자자들이 미래 시세 차익을 위해 자산을 해외로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트래블룰을 통해 확인된 100만원 이상 금액의 해외 사업자로의 외부 출고 총액은 약 52조원으로, 이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이처럼 최근 한국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더 저렴해지는 경향이 나타났지만, 김치 프리미엄은 시장 상황에 따라 글로벌 거래소와 급격한 가격 차이를 만들어내는 한국 시장의 독특한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타이거리서는 김치 프리미엄의 주요 원인으로 한국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가상자산 투자와 제한된 시장 환경으로 인한 비효율성을 꼽았다.
보고서는 한국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투자 성향이 가상자산 뿐만 아니라 전통 금융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3배 변동성을 추종하는 해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규모가 2020년 1억9000만달러에서 지난해 58억달러로 약 30배 급증했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은 고위험 ETF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조윤성 연구원은 “한국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성향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며 “이는 가상자산 시장이 전통 금융 시장인 코스피와 코스닥보다 훨씬 높은 가격 변동폭을 보이며 더 높은 수익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원화 마켓 전체 종목의 평균 가격 변동폭(MDD)은 약 70%인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KOSPI)와 코스닥(KOSDAQ)의 변동폭은 10%대에 불과했다.
타이거리서는 이러한 한국 투자자의 성향 외에도,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또 다른 이유로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제한된 환경에서 비롯된 구조적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선 국내 거래소는 나스닥과 같은 단일 중앙 거래소 체제가 이닌 각 거래소가 독립적인 유동성 풀을 운영하는 분산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는 시장 전체의 유동성이 분산돼 개별 거래소의 거래 효율성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조윤성 연구원은 “규제 당국이 외환거래법에 가상자산과 관련 사업자에 대한 조항을 신설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국내외 거래소 간 가상자산 이동이 더욱 엄격히 규제돼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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