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나스닥(Nasdaq), 뉴욕증권거래소(NYSE),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비트코인 ETF 옵션 상장을 승인했다. 이로 인해 블랙록 iShares Bitcoin Trust ETF(IBIT) 등 5개 현물 비트코인 ETF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옵션 거래가 가능해졌다.
비트코인 ETF 옵션은 투자자들이 △상승 △하락 등 다양한 가격 변동성에 대해 베팅할 기회를 제공하며, 이에 따라 비트코인을 보다 유연한 투자 자산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독특한 특성 때문에, 옵션 도입으로 게임스탑(GameStop)처럼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비트코인 ETF 옵션의 특성과 투자자에게 주는 이점, 향후 가격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 비트코인 ETF 옵션이란?
옵션은 투자자들에게 일정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권리를 제공하는 파생상품으로, 매수 옵션은 ‘콜(Call)’, 매도 옵션은 ‘풋(Put)’으로 불린다. 비트코인 시장이 조정될 것이라 예상하는 투자자는 풋 옵션을 통해 낮은 자본으로도 하락에 베팅할 수 있으며, 이는 선물 시장에서 숏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보다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크립토퀀트의 훌리오 모레노는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을 겪을 것이라 예상하는 투자자는 이제 풋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선물보다 적은 자본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ETF 옵션과 지수 옵션과 다른 점은?
비트코인 ETF 옵션은 일반 지수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과는 차이가 있다. 지수 옵션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는 유럽식 옵션으로, 만기 시 현금 결제로 종료된다. 이는 특정 지수의 방향성을 예측해 포트폴리오를 헤지하거나 특정 지수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반면, ETF 옵션은 개별 주식처럼 거래되며 미국식 옵션 방식으로 만기 이전 언제든지 행사할 수 있다. 또한 기초 자산인 ETF 주식을 현물로 거래할 수 있다. 코빗 리서치센터의 정석문 센터장은 “ETF 옵션은 지수 옵션에 비해 접근성과 유연성이 뛰어나다”며 “자산 보유 기회와 더불어 예기치 않은 시장 변화에도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 ETF 옵션 시장 규모 및 파급 효과
ETF 옵션은 비트코인 시장의 유동성을 확대하고 자산 간 자금 흐름을 촉진해 ETF와 기초 자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정석문 센터장은 “ETF와 ETF 옵션의 자금 흐름 선순환이 SPY를 글로벌 최대 ETF로 성장시킨 배경이다”라며 “블랙록의 IBIT 옵션 시장 규모도 최소 200억~300억 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비트와이즈의 알파 전략 책임자 제프 박 또한 “비트코인 옵션 승인은 가상자산 시장에 있어 중대한 진보”라며, 비트코인 ETF 옵션 도입이 크립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If there were one thing to read today re the game-changing nature of Bitcoin ETF options, read (and bookmark) this one for 2025 – it’s going to be wild. pic.twitter.com/On2DmUsbHX
— Jeff Park (@dgt10011) September 20, 2024
# 투자자에게 주는 이점
비트코인 ETF 옵션은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를 보유한 상태에서 콜 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 콜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프리미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보유한 비트코인 현물 ETF(BITO)가 현재 50달러라면, 55달러의 행사가격으로 콜 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받으면 된다. BITO 가격이 50달러 근처에 머무르거나 약간 상승한다면, 투자자는 보유한 BITO 가치와 옵션 프리미엄을 수익으로 챙길 수 있다.
비트코인이 크게 급등할 경우, 투자자는 BITO의 상승분 일부만 수익으로 얻고, 그 이상 오르는 부분에 대해선 수익을 얻지 못할 수 있다. 이는 옵션 매수자가 55달러에 ETF를 매수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BITO 가격이 하락할 경우, 프리미엄 수익이 일부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 실제로 라운드힐 비트코인 커버드 콜 전략 ETF는 이 방식으로 연 3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
# 장기 투자 유연성 증가
비트코인 ETF 옵션 도입으로 레버리지와 더불어 투자 듀레이션(만기 기간) 설정이 가능해졌다. 기존 소매 투자자들은 ‘퍼페추얼(무기한)’ 계약을 통해 레버리지를 활용했지만, 이는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았다. 매일 또는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펀딩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듀레이션(만기 기간)을 설정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자가 비트코인 가격을 장기적으로 보고 안정적인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 1년짜리 만기 옵션을 선택하면 매일 관리할 필요 없이 긴 안목으로 투자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제프 박은 “비트코인은 더 낮은 프리미엄으로 장기 델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라며 이번 옵션 승인이 투자자들에게 주는 매력을 강조했다.
# 리스크 보호 강화
비트코인 ETF 옵션의 출시는 비트코인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비트코인 ETF 옵션이 도입되면 청산소(OCC)가 비트코인 옵션 거래를 규제하고 관리하게 된다. 이는 비트코인 거래에 있어 거래 상대방 리스크(거래 상대방이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위험)를 줄일 수 있다. 이로 인해 기존의 JTD(Jump to Default) 리스크로 인한 투자 제약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JTD 리스크란 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자산 가치가 급락할 위험을 의미한다. 이처럼 규제된 환경에서 비트코인 옵션 거래가 활성화되면 시장이 크게 확장될 수 있으며, 더 많은 투자자가 참여해 비트코인의 재무적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도 커진다.
# ETF 옵션 도입…가격 영향은
비트코인 ETF 옵션 도입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소식인 것은 분명하지만, 옵션이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는 시장 유동성 증가와 함께 상승할 것으로 보나, 다른 한편에서는 가격 변동성만 높일 것이란 우려도 있다.
# 게임스탑 급등…비트코인에도 재현될까
비트코인 강세론자 미네쉬 빈디(Minseh Bhindi)는 비트코인 옵션 도입이 가격 상승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게임스톱이 보여준 엄청난 상승세를 기억한다면, IBIT(비트코인 ETF)에서 감마 스퀴즈가 발생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라”고 강조했다. 감마 스퀴즈란 대규모 콜 옵션 매수가 발생할 경우, 옵션 판매자들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초 자산을 추가로 매수하면서 가격 상승이 가속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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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ITISH HODL ❤️🔥🐂❤️🔥 (@BritishHodl) September 23, 2024
비트코인은 공급이 제한되어 있어 감마 스퀴즈가 발생하면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Steve Sosnick)은 “2021년 게임스톱 급등은 옵션 매수세가 기관을 상대로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콜 매수가 계속되면 옵션 판매자들이 위험 헤지를 위해 기초 자산을 매수해야 하고, 이 과정이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 변동성을 폭발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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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동성 점차 완화되고 시장 안정될 것
물론, 모든 전문가가 비트코인 옵션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예상하는 것은 아니다.코인셰어스(Coinshares) 연구 책임자 제임스 버터필은 비트코인 옵션이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옵션을 통해 투자자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면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하며, 옵션이 소매 투자자 참여를 늘리고 레버리지 활용을 통해 유동성을 개선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옵션 상품이 ETF와 달리 파산 방지 기능 같은 안전성을 제공하지는 않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크립토퀀트의 모레노는 “변동성의 증감 여부는 투기와 헤지 간 균형에 달려 있다”고 설명하면서, 옵션 도입 초기에는 거래량 증가로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지만, 이후 시장이 옵션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면서 점차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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