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제이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소식이 전세계 경제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이 주말 동안 강하게 상승 중이다.
11일 오전 8시43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9시 대비 4.78%(508만5000원) 오른 1억1137만9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 이더리움은 1.99% 오른 441만8000원을, 밈코인 대장인 도지코인은 무려 25.37%나 오르며 380원을 기록했다.
이날 가상자산 글로벌 시황 중계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36%, 일주일 전보다는 16.73% 오른 8만279달러로 집계됐다.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1.37%, 도지코인은 25.35%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시가총액 상위 10위 자산 중에서는 모든 자산이 상승세를 띠었다. 이 중 도지코인은 일주일 동안 80% 급등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지지자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가 유명한 도지코인 매니아이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 일론 머스크는 일명 ‘도지파더’로 불린다.
코인 시장과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데에는 지난주 미국 대선이 끝나고 트럼프 트레이딩이 시작되면서 전 세계 주식시장은 물론 가상자산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트럼프 트레이드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인해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과 자산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중 미국을 디지털 자산 산업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하며,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을 추진하고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규제 당국을 임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대선이 시작되며 트럼프 당선인은 7개 경합주에서 모두 승리하며, 예상을 뒤엎은 역전승을 거뒀다. 이달 치러진 미국 선거는 대통령뿐 아니라 각 주의 상하원 의원을 뽑는 선거이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하원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대통령과 상원 하원 모두 공화당이 주도하는 ‘레드 스윕(red sweep)’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은 주말동안 주식시장이 닫히면서 트럼프 트레이딩 자금이 몰리며 ‘트럼프 빔’이 제대로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전날 오후 1시 최고가를 기록하며 이날 아침에도 신고가를 경신했다. 미국 동부는 현재 10일(현지시각) 오후 6시43분로 주말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홍콩 시장 조성 회사 아우로스(Auros)의 리 시(Le Shi) 전무이사는 “트럼프의 승리로 시장의 긴장이 조금씩 풀리며, 그가 친 가상자산(대통령)이라는 인식 속에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코빗리서친센터도 “지난 수년간 가상자산 업계는 SEC의 무차별 규제에 고통받아 왔기에 레드 스윕은 가상자산 산업 발전에 강력한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비트코인의 뒤를 이어 시총 기준 2위의 자리를 지키는 이더리움 역시 트럼프 빔의 연쇄효과로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빗리서치센터는 “취임 첫날 겐슬러 해임’을 천명한 트럼프가 당선되자, 겐슬러 즉시 해임은 아니더라도 SEC의 기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한 시장이 이더리움에 다시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더불어 미시건주 연기금(Michigan state pension fund)이 이더리움 현물 ETF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졌고, 차기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이더리움 ETF의 스테이킹이 허용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면서 이더리움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빔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역시 강력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78점(극도의 탐욕)을 나타냈다. 지난달(32점) 보다 46점 폭등한 수준이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 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