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디앱(Dapp)’이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를 견인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디앱은 탈중앙화(Decentralized)와 ‘앱(Application)’의 약어로 블록체인 앱을 말한다. 독자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메인넷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앱에서 제공하는 게임, SNS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블록체인을 인터넷 ‘초창기’ 생태계에 비유하곤 한다. 인터넷 초기 당시 사용자가 없어 인터넷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서비스 질도 떨어져 사용자가 모이지 않던 악순환이 오늘날 블록체인 현실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블로코 김종환 상임고문은 “블록체인이 앞으로 미래를 선도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사용사례는 부족하다”며 “일반인들을 끌어모아 블록체인을 발전시킬 ‘킬러 디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 또한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등장했지만,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의 삶이 편리해지고 실생활에 쓰여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기술이 나타났는데, 좋은 기술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 적용돼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업계는 디앱이 블록체인 기술과 대중을 잇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사용자가 프라이빗 키(Private key)를 보관하는 방식 등 블록체인 기술을 몰라도 스마트폰처럼 디앱을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면 블록체인 대중화의 길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란 시각이다.
◆ 현재 디앱 시장은 덱스·베팅·게임이 주도
디앱 정보사이트 디앱닷컵(Dapp.com)이 발표한 ‘2018 디앱 마켓 리포트(2018 dapp market report)’에 따르면 디앱 시장은 전반적으로 오락적 성격이 강하다. 디앱 카테고리에서 탈중앙화 거래소인 덱스(Decentralized exchange·DEX)를 제외하면 게임과 베팅(bettingㆍ도박)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까지 대표적인 메인넷으로 꼽히는 이더리움, 이오스, 트론 기반 인기 디앱들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디앱닷컴에 따르면 이더리움 기반 상위 10개 디앱 가운데 6개 탈중앙화 거래소를 제외하면 모두 게임과 도박 디앱이 차지하고 있다.
이오스와 트론 기반 상위 10개 디앱 가운데 덱스 디앱 하나를 제외하면 모두 게임, 도박, 피라미드 등 오락성 디앱이 차지했다.
게임과 도박 분야에서 디앱이 활성화된 것은 그만큼 이 분야의 불신이 크고 투명성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적용되면 결과 조작에 대한 참여자들의 불신이 줄어들고, 중개자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통해 직접 자금을 처리할 수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계약 조건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계약이 자동으로 실현되는 기술을 말한다.
실제 유명 게임에서 아이템 관련 버그(결함)나 해킹이 발생해 문제가 된 사례가 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게임 개발사가 아이템 해킹을 막자고 서버 보안에 계속 신경 쓸 수는 없는 일”이라며 “게임 아이템 부분만 블록체인 상에 올려놓으면 해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아직은 디앱 이용률 저조… 복잡하고 불편하다
하지만 디앱의 이용률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에 관심을 둔 사람들 가운데 극히 일부만 이용하는 정도다. 지난달 암호화폐 정보 조사기관인 LongHash(롱해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더리움 디앱(DApps)은 하루에 10% 정도만 이용되고 있었다.
지난달 캐나다의 암호화폐 연구가인 케빈 루크(Kevin Rooke)도 트위터를 통해 “등장한 디앱만 1828개에 달하지만, 이 중 77%는 이용자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 기반 디앱도 1300여 개나 되지만, 이 중 실제 이용되고 있는 디앱은 200여 개에 그쳤다.
디앱 이용률이 저조한 데는 현실적, 기술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디앱 개발이 만만치 않다는 점과 개발을 한다고 해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 업체 관계자는 “실제 개발 업체들이 ICO(암호화폐 공개)를 통해 자금을 모집하고 개발 단계에 들어갔을 때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며 “또 메인넷 개발이 늦어져 디앱도 같이 못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디앱을 내놓는다고 해도 처리 속도와 용량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발을 다 끝내놓고 디앱을 출시했지만 거래 처리 속도가 느려 이용자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해 특별한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다”며 “기존 이용하는 플랫폼에서 디앱으로 옮겨야 하는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디앱을 사용하기까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도 한계다. 디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토큰을 보유해야 하는데, 일반인들이 토큰 송금과 거래를 위해 필요한 이더리움 지갑을 만들고, 실명인증(KYC) 절차를 거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블록체인 기반 마케팅 프로젝트 위블락 홍준 대표는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한다는 것은 일반인들이 디앱을 이용하기 위한 기반 기능의 편의성을 높여준다는 의미”라며 “이는 디앱이 확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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