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월가 전략가들은 달러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날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는 1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고, 엔화와 캐나다 달러도 주요 심리적 지지선을 향해 후퇴했다.
모넥스(Monex)의 외환 트레이더 헬렌 기븐은 “내년부터 2026년까지 달러가 상당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지출과 보호주의적 국제 정책이 외환 시장 전망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가 전략가들은 트럼프 재선과 공화당이 상원에 이어 하원의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가 보다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근 JP모건 체이스, 골드만 삭스, 씨티그룹 등은 모두 현재 수준보다 달러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의 미라 찬단 팀은 “미국 달러만이 경제 성장, 증시, 높은 수익률, 방어적 속성을 모두 갖췄다”며 “이번 선거 결과가 미국 달러의 예외적 위치를 더욱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만으로도 달러 상승을 자극하고 있으며, 향후 몇 달간 최대 7%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전략가 카막샤 트리베디는 트럼프의 정책 제안이 달러 강세를 촉진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다른 국가의 대책 여부에 따라 달러 상승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스와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역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스의 안드레아스 코니그는 “현재로서는 달러 강세에 반대하는 논리가 거의 없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과 달러에 긍정적, 특히 유럽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화는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과 노출, 그리고 이미 약한 상태의 경제 성장으로 인해 달러 강세에 가장 취약한 통화로 평가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여러 은행들은 유로화에 대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으며, 달러 대비 유로화가 내년에 등가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날(화)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0.5% 하락, 1.0596 달러로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엔화는 달러당 154.8엔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155엔에 근접했다. 캐나다 달러 역시 사흘째 약세를 보이며 미국 달러 대비 4년 만의 최저치에 다가섰다.
외환 시장 전반의 약세는 달러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옵션 거래와 최근 포지셔닝 자료는 향후 1년간 달러에 대한 강세 심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FTC 데이터에 따르면, 헤지펀드는 선거 전부터 달러 롱 포지션을 늘리고 있으며, 씨티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달러의 하락 시점이 매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스의 통화 전략가 스카일러 몽고메리 코닝은 “미국의 기저 경제 상황이 견고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달러 강세는 비트코인과 주식 등 위험자산에 불리하게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