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13일 뉴욕 시간대 예상에 부합되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 랠리를 펼치며 9만1000 달러를 돌파했다.
CPI 발표 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전망이 강화되면서 간밤에 숨 고르기 양상을 나타냈던 비트코인이 다시 가파른 랠리를 전개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9만 달러에 이어 9만1000 달러를 돌파한 뒤 한때 9만2000 달러를 겨냥했으나 이익 실현이 이뤄지면서 오름세가 주춤해진 상태다.
뉴욕 시간 13일 오전 10시 16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9만1200 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이날 고점은 9만1886.52 달러로 새로운 사상 최고가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의 선도로 이더리움 등 다른 암호화폐들도 다시 상방향 움직임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은 3조400억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4.13%, 이날 CPI 발표 전과 비교해 1300억 달러 늘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비트코인 하락에 베팅했던 숏포지션은 대거 청산됐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의하면 지난 1시간 동안 비트코인 숏포지션은 5318만 달러 청산됐다. 반면 롱포지션 청산은 173만 달러에 그쳤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0월 CPI는 예상대로 전월비 0.2%, 전년비 2.6% 올랐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비 0.3%, 전년비 3.3% 상승해 역시 다우존스 전망치와 일치했다.
CME 페드워치 프로그램에 따르면 연준이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4.50% ~ 4.75%에서 4.25% ~ 4.50%로 25bp 내릴 확률은 78.9%로 나타났다. 이는 전일의 58.7%에 비해 20.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동결할 확률은 21.1%로 전일의 41.3%에서 20.2%포인트 하락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경제 시스템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암호화폐와 주식 등 위험자산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관세의 대폭 인상, 불법 이민자 추방에 따르는 인건비 상승 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강화시켜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속도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