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A: 2019-03-06
[글 = 후안 빌라베르데: Weiss Ratings Editor]
페이스북이 마침내 암호화폐 분야에 뛰어들려고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비공개로, 그리고 사실은 그다지 비밀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독자적인 “암호화폐“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페이스북 코인이 어떤 형태가 될지 외부인들은 전혀 모르는 것 같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와 미디어 옵서버들은 이미 커다란 팡파레를 울리며 반응하고 있다.
그들은 “페이스북 코인은 비트코인이 실패한 분야에서의 성공을 약속한다”고 말한다. 또 “수십억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페이스북이 만드는 코인은 정상으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낸다.
하지만 이들 일부 전문가와 미디어 옵서버들은 3가지 개념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첫 번째 실수
그들은 비트코인이 쓸모 없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결코 그렇지 않다.
비트코인은 몇 가지 기본적 약속을 내걸고 만들어졌다. 개방적이면서 공공성을 지닌 공유 데이터베이스 창조, 민감한 데이터의 3자 신탁 필요성 제거, 안전하면서 비공개적인, 그리고 영구적인 자금 이체가 바로 비트코인의 기본 약속이다.
비트코인이 창조 목적으로 내건 약속은 완전하게 실현됐다.
비트코인은 수많은 사용자들이 공유하는 개방적이고 대중적인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유지된다.
제3자의 개입은 없다.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채굴자들은 누가 비트코인을 보내고 받는지 알지 못하며 관심도 없다. 그들이 하는 일은 각각의 트랜잭션이 네트워크 규칙을 따르는지 확인하는 것이 전부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단 한번도 해킹 당하지 않았다.
비트코인을 뒷받침하는 기저 기술 – 블록체인 또는 분산원장기술 –은 단 한차례의 기밀 정보 유출도 허락하지 않았다. 모든 개인 정보는 암호 처리된다. 비공개며 보안이 유지된다.
트랜잭션이 일단 블록체인에 쓰여지면 그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세상 누구도 그 기록을 변경할 권한이나 능력을 지니지 못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트랜잭션을 한다면 규모가 크건 적건 관계 없이 다음과 같은 혜택을 누리게 된다.
*누군가를 신뢰할 필요가 없다.
*채굴자가 누구인지, 또는 당신의 트랜잭션이 어떤 방식으로 그들에게 전달됐는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당신의 서명이 진짜인지, 그리고 펀드 지출을 당신이 승인했는지 여부만 알면 된다.
*그리고 그 펀드를 누구든 원하는 사람에게 보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신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시스템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당신의 돈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그 어떤 중앙 권위나 중개인을 신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지어 규칙을 강요할 필요도 없다.
결론: 오늘날 비트코인의 수용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 트랜잭션 규모는 지난 1년간 두 배로 늘었다. 트랜잭션 수수료는 훨씬 낮아졌다. 그리고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출시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두 번째 실수
그들은 페이스북이 비트코인과 같은 대중성을 지닌 오픈 원장과 병립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은 사용자들로부터 방대한 개인 데이터를 수집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에 판매하는 방식에 기반을 둔다.
사용자 데이터는 페이스북으로서는 가장 소중한 단일 자산이다. 그리고 모든 데이터는 전적으로 페이스북에 의해 소유, 통제, 현금화 된다.
더욱이 결코 끝나지 않는 프라이버시의 연속적 남용에 대한 페이스북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모델은 변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사적이고 폐쇄적인, 그리고 중앙화된 비즈니스를 어떻게 공적이고 개방된 탈중앙화 기술과 결합할 수 있다는 말인가? 어려운 문제다. 사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그 자신도 “아직 해결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한다.
페이스북이 실제 택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다: 페이스북이 은행 계좌에 쌓아놓은 미국 달러로 뒷받침되는 디지털 자산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 자산을 페이스북이 전적으로 통제하는 컴퓨터 네트워크에 올려 놓는 것이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본적으로 비자나 페이팔과 다를 바 없는 완전 중앙화된 지불 시스템으로 끝나게 될 것이다.
세 번째 실수
그들은 페이스북이 적어도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페이스북이 블록체인을 수용해 자신들에 맞게 조정할 것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와 미디어 옵서버들의 생각이다. 그들은 페이스북이 블록체인을 이용해 쉽게 변경할 수 없는 기록을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 또 블록체인 기술이 어느 정도는 페이스북의 보안을 강화하거나 더 사적 용도로 만들어줄 것으로 생각한다.
진실을 이야기 하자면, 암호화폐의 기록이 더 안전하면서 사적 성격을 띄는 주된 이유는 블록체인이나 다른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은 아니다. 암호화폐의 기록이 더 안전하면서 사적 성격을 지니는 것은 그 어떤 중앙적 권위도 암호화폐를 통제하지 않는다는 사실, 즉 암호화폐의 기록을 변경하거나 삭제할 권한을 그 누구도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의 기록 변경이 어려운 것은 단지 기록 조작이 가능한 소유주나 통제하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원래 시스템에서 떼어내 페이스북과 같은 중앙 통제를 받는 조직에 이식한다면 보안성과 프라이버시 혜택은 거의 사라질 것이다.
사막에 상록수를 심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잉 777기의 엔진을 180미터 길이의 아잠(Azzam) 요트에 설치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번역/정리 = 장도선 뉴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