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교체가 예상되는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자신의 사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해 주목된다.
14일9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오전 ‘프랙티싱 로우 인스티튜트(Practising Law Institute)’가 주최한 제56회 증권 규제 연례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했다..
겐슬러는 “SEC는 매우 뛰어난 기관이며, 국민을 위한 일을 하며 자본시장의 우위를 지키는 일을 해온 것은 큰 영광이었다”라고 밝혔다. 2021년 4월부터 SEC를 이끌어 온 그는 자신의 임기 동안 이루어낸 성과를 되돌아보며 사임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특히 데이터 유출, 임원 보수와 성과 비교, 기업 지분 5% 이상을 취득하는 경우 등 다양한 정보 공개 규칙을 마련한 점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 외에도 그는 주식 거래 결제 기간을 이틀에서 하루로 단축, 1센트 미만의 주식 가격 호가를 허용하는 새 규정 등을 추진한 점을 강조했다.
겐슬러는 SEC의 암호화폐 규제 접근 방식에 대한 강력한 입장도 재차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약 1만여 개의 디지털 자산 중 상당수가 법적으로 증권으로 간주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이들 자산이 SEC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주장했다.
또한 증권을 판매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은 등록이 필요하며, 브로커-딜러, 거래소, 청산소 등의 중개업체들도 마찬가지로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부적절한 규제가 투자자들에게 “중대한 피해”를 야기했으며, “대다수의 암호화폐 자산은 아직 지속 가능한 용도를 증명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겐슬러는 공식적인 사임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연설 말미에 마지막을 암시하는 발언을 남겼다. 그는 “미국 가정들을 금융 고속도로에서 보호하기 위해 매일같이 일하는 SEC 동료들과 함께 일해온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